추석 연휴를 한 달 앞두고 제주와 서울을 오가는 항공권이 조기 매진돼 도민과 관광업계가 아우성이다. 특히 올해는 추석 전후로 개천절과 한글날이 이어져 최장 10일에 달하는 황금연휴라는 점에서 수요 폭증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보 취재 결과 항공사들의 국내선 좌석 공급은 크게 늘지 않았고, 좌석대란에 일부 남아 있는 항공권마저 가격이 치솟으면서 서민들은 항공권을 구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항공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국제선 운항 확대에 치중하면서 수요 급증 기간에 제주 노선 공급을 소홀히 한 점이 문제다. 국토교통부 에어포탈의 실시간 운항정보에 따르면 10월 3~9일 김포와 제주를 오가는 항공편은 1611편으로 직전 1주일간 1596편보다 불과 15편 늘어나는데 그쳤다. 항공편이 수요에 턱없이 모자라면서 실제로 관광업계에서는 골프 패키지와 숙박 예약이 취소되는 등 연쇄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국내 최대 관광지인 제주로 향하는 항공권은 지역경제와 직결된 생명줄이다. 항공권이 조기 매진되면 지역 관광산업 전반에 타격은 물론 도민들의 이동권도 제약을 받는다. 때문에 항공사들은 반복되는 항공권 대란을 단순한 성수기 현상으로 치부하지 말아야 한다. 임시편을 몇대 더 추가하는 반쪽 대책이 아니라, 수요 예측과 공급 조절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항공 서비스의 공공재적 책임을 망각한다면 매년 같은 불편과 불만이 되풀이될 뿐이다.
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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