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관광업계가 전례 없는 어려움에 직면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제주지역본부가 관광업체를 대상으로 경영 실태와 정책 수요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도내 관광업체 84.7%가 최근 1년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관광업체들의 주요 경영애로 요인으로는 절반이 넘는 60.3%가 '관광객 감소'를 꼽았다. 향후 1~2년 관광업 전망도 부정적이라는 인식이 64%에 달해 '관광 1번지' 제주의 명성이 무색한 실정이다.

제주관광업계가 꼽은 주요 과제는 숙박·렌터카·식비 등 가격 불만, 관광 콘텐츠 부족, 계절성 수요 편차 등이었다. 관광객들의 불편을 해소하지 못하고, 변화하는 관광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여전하다는 점을 관광업계 스스로가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그간 제주관광의 혁신 노력이 부족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인프라 확충과 마케팅·세제·금융 지원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관광객이 만족할 만한 가격, 찾고 싶을 만한 매력적인 경험을 창출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제주 고유의 자연과 문화가 조화를 이루며 계절에 구애받지 않는 콘텐츠를 마련하는 것이 활로다. 

관광은 제주경제의 핵심 축이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와 글로벌 환경 변화가 겹친 상황에서 체질 개선 없이는 명성 회복도 불가능하다. 행정과 업계가 협력해 수요 다변화, 콘텐츠 품질 향상, 경쟁력 있는 가격 체계를 갖춰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지금이야말로 제주관광 전반의 혁신을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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