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내년부터 수소 승용차 민간 보급을 단계적으로 시작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수소 생산과 도내 3개 충전소 구축 등 여건에 맞춰 우선 내년에 100대 수준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용 환경이다. 수소차는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지만 이용 환경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가장 중요한 충전소 숫자가 수요자들을 구매로 유인하기에 충분치 않다. 전기차와 달리 충전 인력이 상주해야 하고 야간 충전이 어렵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충전비용 또한 전기차보다 비싸 부담이 크다.
제주는 전기차 보급에서 전국을 선도해 왔다. 그러나 수소차는 초기 생태계가 미약하다. 함덕과 도두동에서 운영중인 충전소는 수요에 비해 역부족이고, 서귀포권 상설 거점도 아직 부지 협의 단계다. 충전 설비 교육, 시간대 분산 운용 등 세부 관리체계까지 함께 준비해야 한다. 아울러 도내 그린수소 생산 확대와 충전효율 개선, 비용 절감을 위한 지속적 투자를 병행해야만 수소차 이용자들의 불편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현대차, 그리고 제주도가 긴밀히 협력해 초기부터 시장을 안정적으로 키워야 한다. 국비·지방비·민간 투자로 충전소 건립을 서두르고, 비용과 안전관리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지원책도 필요하다. 제주가 전기차 성공 사례에 이어 수소차에서도 선도 지역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보급 대수를 늘리는 것보다 이용할 만한 환경을 마련하는 데 행정의 힘을 집중해야 한다.
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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