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폭동 주장 '부글부글'

국민의힘 대표 왜곡 영화 관람
다양한 역사적 관점 존중 피력
비판 잇따르자 국힘 "같이 보자"
현수막 난립 등 유족 가슴 대못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 제주에서는 잇따른 4·3왜곡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다.

연휴 전부터 4·3을 왜곡하는 정당 현수막이 도내 주요 도로변에 내걸리는가 하면, 정치권의 4·3왜곡 영화 관람을 두고 여야가 정쟁에 휩싸였다. 

4·3왜곡 논란은 지난 7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영화 '건국전쟁2'를 관람하며 불거졌다.

이 영화는 1945년부터 1950년까지 정부 수립을 둘러싼 좌우 갈등을 다룬 독립영화로, 제주4·3을 공산주의 폭동으로 묘사하는 등 4·3왜곡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장동혁 대표가 연휴 기간 이 영화를 관람한다는 소식에 도내 4·3단체들이 중단을 촉구했지만 결국 강행한 것이다. 장 대표는 그러면서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서로 존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 대표의 건국전쟁2 관람 여파로 도내 정치권이 정쟁으로 물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영화 관람 취소를 요구한 제주도민의 목소리를 정면으로 거부하고 외면한 인면수심 행태"라며 "최근 반복되고 있는 극우세력의 역사 부정과 혐오 조장에 도민들은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주4·3범국민위원회와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도 "건국전쟁2 관람을 강행한 장동혁 대표를 규탄한다"며 "장 대표가 영화에 대한 감사의 표시를 전하며 4·3유족들의 상처를 다시 후벼 팠다"고 규탄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국가가 저지른 참혹한 폭력이자 범죄를 '다양한 역사적 관점'으로 포장했다"며 "역사를 짓밟고 도민을 모욕하는 발언에 분명히 책임을 져야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대림(제주시갑)·김한규(제주시을)·위성곤(서귀포시) 국회의원도 정 대표의 영화 관람 및 이어진 발언을 규탄하는데 입을 모으며 사과를 촉구했다. 

이 외에도 진보당 제주도당, 더불어민주당 원외 모임인 더민주제주혁신회의 등도 규탄 성명을 내는 등 정치권이 들끓고 있다.

이를 두고 고기철 국민의힘 제주도당위원장은 "장동혁 대표의 건국전쟁2 관람을 제주 홀대와 4·3폄훼 프레임으로 규정하는 것은 비약적이고 악의적인 해석이며 정치적 선동"이라며 "함께 건국전쟁2를 관람하고 비평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연휴 전후로 '내일로미래당'이 "4·3은 공산당 폭동으로 발생"이라고 주장하는 현수막을 도내 곳곳에 대량 내걸면서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회는 "희생자의 아픔을 헤집는 심각한 2차 가해이자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사회적 해악"이라며 "수많은 증언과 자료, 정부 공식 진상조사보고서로 입증된 역사적 사실을 외면하는 명백한 혐오 선동"이라고 규정했다.

4·3특위는 내일로미래당의 즉각적인 역사 왜곡 중단 및 사과, 행정당국의 현수막 철거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 국회와 정부의 4·3역사왜곡처벌 조항 신설 등의 특별법 개정을 촉구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