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5년마다 경관관리계획을 수정·보완하며 제주다운 경관을 가꾸는 데 힘써왔다. 2021년 재정비된 계획에서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자연경관 특성, 마을과 인공구조물, 해발고도 등을 고려해 지형별로 다섯 단계의 권역을 설정해 관리했다. 내년부터 시행될 2030 경관계획은 도시지역을 별도로 관리하는 '도심 경관권역'을 신설하고, 제주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도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생활경관 조성을 핵심 방향으로 삼았다.
이번 변화는 민선8기 제주도정 출범 이후 추진중인 15분 도시, 고도관리방안 등 달라진 도시정책과의 연계를 위한 측면이 크다. 경관 관리를 '자연 보전'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는 분명 의미 있는 진전이다. 그동안 경관을 보호의 대상으로만 여겼다면 이제는 도민의 삶의 질과 연결된 생활 공간으로 바라보려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관건은 행정의 실행력과 도민의 공감대다. 도심 경관 관리를 위해 필요한 보행공간이나 녹지축 확보에는 불가피하게 규제가 수반된다. 이 과정에서 도민의 이해와 협조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제도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최근 제주연구원의 경관계획 재정비 용역 중간보고회에서 제시된 AI 기반 제주경관 아카이빙 같은 새로운 시도 역시 행정의 지속적 관리와 주민 참여가 필수적이다. 도민이 생활의 질 향상을 위해 스스로 경관을 가꾼다는 인식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공감대 형성과 참여 기반 조성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제민일보
webmaster@jem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