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의 말산업 지원 부족과 제주마 차별 문제가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올랐다. 최근 전국 말 생산 농가 절반이 적자를 기록하고 손실 규모가 40억원에 달하는 현실에서, 연매출 8000억원을 올리는 한국마사회가 말산업 지원 예산으로 8%에 불과한 660억원만 투입하고 있다는 사실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익잉여금의 70%를 특별적립금으로 두둑히 쌓아두면서도 말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지원은 3.5% 수준에 그친다. 반면 지난 10년간 임직원 성과급으로는 531억원이 지급돼 예산 집행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제주에 대한 차별이다. 뛰어난 경영성과를 거두고 있는 제주경마장의 경주 횟수는 지난 10년간 18.7%나 줄었다. 같은 기간 서울과 부경은 각각 5.9%, 12%에 그쳤다. 경주 상금, 대상경주 수, 레이팅 기준 등에서도 제주마는 불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 이는 운영 효율성을 떠나 중앙 중심의 경마정책이 지역 말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훼손하는 구조적 불균형이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한국마사회는 공정한 경마 시행과 말산업 발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공기업으로서 산업 생태계 전체의 균형 발전을 도모할 책임이 있다. 또한 제주마는 단순한 경주마가 아니라, 제주 고유의 말 문화와 유전자 자산을 상징하는 존재다. 마사회는 정기환 회장이 이번 국감에서 약속한 것처럼 말산업 지원체계를 전면 재편하고, 제주마 경마 시행 구조와 상금 제도를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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