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예산 비중 '0.48%' 도마
박두화 의원 "도민 기만" 지적
기금 편성 우회 '책임 회피' 의혹
고태민 위원장 "기조 수정" 당부
양영수 의원 "1% 수준 확대" 주문
관광산업이 명실상부 제주 핵심산업으로 꼽히고 있지만, 정작 도정의 예산은 해마다 줄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는 지난 21일 제444회 정례회 회의에서 제주도 관광교류국 예산을 심사하며 "관광에 대한 도의 예산 편성이 해마다 줄고 있는 현실을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문광위에 따르면 제주도 관광교류국의 일반회계 예산 비중은 2024년 0.73%에서 2026년 0.48%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2025년 552억원이었던 일반회계가 2026년에는 373억원으로 178억원 줄어든 점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 박두화 의원(비례대표)은 "도민 10명 중 3명이 관광산업에 종사하고 제주 경제의 뿌리가 관광"이라며 "도 전체 예산 중 관광 관련 일반회계가 0.48%에 불과하다는 것은 도민을 기만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도가 의도적으로 일반회계가 아닌 관광진흥기금에 편성 비중을 높이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 문광위에 따르면 관광진흥기금은 2026년 기준 전체 관광교류국 예산의 74.5%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 의원은 "의회 통제를 받는 일반회계 대신 상대적으로 자율성이 높은 관광진흥기금에 편성 비중을 몰아주는 것은 책임회피"라고 꼬집었다.
이를 두고 박 의원은 "성과가 불명확한 행사성, 홍보성, 유사중복 사업들이 기금으로 편성돼 예산 취지를 훼손하고 있다"며 "기금 편성이 일반회계 회피 수단으로 전락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의원들은 제주도의 관광정책이 단순한 마케팅 중심에서 벗어나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실질적 예산 뒷받침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이에 도정의 예산 기조 수정을 당부하기도 했다.
고태민 위원장(국민의힘, 애월읍갑)은 "제주의 관광산업은 위기에 직면해 있는데 관광 관련 일반회계 예산이 줄어드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며 "예산이라는 것은 민선 도정의 철학과 의지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이대로 가면 관광을 도정이 경시하는 것처럼 비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진보당 양영수 의원(아라동을)은 "관광산업은 제주 생존의 문제"라며 "도는 일반회계 예산을 관광교류국에 최소 1% 수준으로 확대해야 하고, 집행률 70% 미만이거나 성과가 미흡한 사업은 과감히 구조조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