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사회적 경제와 함께하는 JDC 4.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하루를 품다

서귀포시 동광리 마을창고 활용 게스트하우스 사업 추진
사업선정부터 시행, 준공까지 주민 직접 참여 지속성 높여
수익 다시 마을로 환원…지역공동체정신 회복 긍정적 바람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는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교통요충지'다. 하지만 여느 시골 마을처럼 젊은 층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면서 마을에 빈공간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빈공간은 빠르게 낙후됐고 마을주민들은 활용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동광리 마을주민들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합심해 마을창고를 누구나 편히 묵고갈 수 있는 '사랑방'으로 만들었다. 마을주민들은 저마다 생각하는 하루를 충분히 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지난해 게스트하우스인 '하루를 품다' 문을 열었다. 관광객 자체가 생소했던 이곳에서 '하루를 품다'는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 소통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을창고를 '게스트하우스'로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는 서귀포시의 2006년 마을단위발전계획컨설팅을 시작으로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선정됐다. 

마을주민들은 마을발전사업 경험을 토대로 마을내 유휴공간인 마을공동창고 활용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마을주민이 스스로 지역공동체를 복원하고 지역발전을 도모한다는 점은 JDC 마을공동체 사업 취지와 부합했다. 

동광리와 JDC는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총사업비 1억9000만원을 투입, 마을창고 리모델링사업을 실시했다. 

마을주민들이 마을공동창고 활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을 의사결정 기관인 개발위원회와 마을총회 회의 등 수차례 주민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결과, 누구나 편히 묵을 수 있는 '체험·가족형 숙박시설'로 탈바꿈하자는데 의견이 모였다.  

사업 선정부터 시행까지 마을주민이 모든 의사결정을 하면서 투명하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녹색농촌체험마을을 운영했던 경험은 사업 규정에 맞게 효율적으로 예산집행을 할 수 있는 든든한 밑거름이 됐다. 

동광리 마을회와 청년회가 계획수립부터 사업시행, 준공까지 주체적으로 나섰고 마을회는 마을 규약에 따라 사업을 진행하면서 투명성과 사업 지속성을 꾸준히 키워가고 있다. 

사업에 참여한 주민은 모두 80가구로, 마을주민이 주체적으로 사업을 시행하면서 사업에 대한 이해와 관심도가 높아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선순환 구조 확립 

'하루를 품다'를 통해 주목할 것은 수익이 다시 마을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동광리 체험·가족형 숙박시설 사업인 '하루를 품다' 수익은 동광리 지역 마을회와 노인회, 부녀회 행사 등에 사용하면서 마을공동체 복원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사업 자체에 대한 이해가 낮았던 시행초기를 거쳐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마을기업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과 애정은 저절로 커졌다. 

외지인을 꺼려하던 주민들도 마을에 이익과 주민들간 정을 이어주는 마을기업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마을주민들은 너나할 것 없이 동광리 체험·가족형 숙박시설인 '하루를 품다'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청년회와 사무장을 중심으로 홍보가 이뤄지고 있지만 체험객들의 구전효과로 인한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동광리 향후회도 제주지역뿐만 아니라 전국단위 홍보에 나서면서 동광리 마을기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동광리 지역에 체험형 관광객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지속적인 마을주민들의 홍보로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마을 동광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인구유입도 늘고 있으며 지역 편의시설도 증가했다. 

체험형 가족단위 관광객이 늘면서 지역 식·음료 시장도 활성화하기 시작했다.

동광리 지역에 귀농·귀촌 이주민들이 유입되면서 이주민을 중심으로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고 마을문화 등 관련 사업도 함께 성장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이은지 기자

김미혜 하루를 품다 대표

"마을주민의 노력과 외부 지원으로 사람 손이 닿지 않던 공간이 조금씩 따뜻한 곳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5년전 제주로 이주해 둥지를 튼 김미혜 하루를 품다 대표는 지난해부터 사업체 총괄 운영을 맡고 있다. 

김 대표는 "마을에 폐교나 창고 등 낙후된 공간이 적지 않다"며 "주민들은 이런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마을주민이 머리를 맞대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을공동체를 어떻게 회복하고 실질적으로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 주민간 의견을 공유하던 차에 JDC가 추진하는 마을기업 지원프로그램을 알게 됐다"며 "마을 발전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JDC 프로그램과 취지가 맞아 마을기업 발전 방안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의견을 조율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며 "청년회 등 주체적으로 활동하는 마을주민이 나서서 여러 회의와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있었기에 마을 창고를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하자는 데 합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에 대해 반대하는 분도 있었지만 '마을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는 이견이 없었다"며 "주민간 오랜 협의와 논의가 오늘까지 마을기업을 운영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게스트하우스 이름은 저마다 제주에서의 추억을 충분히 품고 보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짓게 됐다"며 "독채 게스트하우스고, 시설 자체를 어린이 동선을 고려해 배치해 가족단위로 오는 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 좋은 마을을 만들자는 마음이 모여 게스트하우스 문을 열었고 다시 마을로 수익을 환원하면서 마을에 기여하고 있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마을주민과 JDC가 우리 마을을 활발하게 지원하고 홍보한다면 더 성장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마을주민 모두와 외부인들이 조금만 따뜻한 시선만 갖고 있다면 우리마을 기업은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수 있다"며 "'하루를 품다'가 마을공동체 회복 사업의 대표적인 선례가 될 수 있도록 주민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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