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고가 굴절 사다리차 단 1대
초고층 화재 발생 시 운용 '한계'
'고층화' 심화…대형피해 등 우려
소방 "사고 대비 훈련 지속 실시"

고가 굴절 사다리차.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공
고가 굴절 사다리차.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공

속보=제주지역 최고층 건물인 드림타워 옥상 냉각탑에서 화재가 발생해 투숙객 등 수십명이 대피하는 소동(본보 2022년 3월 15일자 5면)이 벌어진 가운데 도내 고층 건물이 화재사고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화재 발생시 대응할 고가 굴절 사다리차가 턱없이 부족한데다 초고층 건물에서의 운용마저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현재 도내 높이 70m짜리 고가 굴절 사다리차는 단 1대뿐이다.

해당 고가 사다리차는 지난 2018년 도내 처음으로 도입돼 제주소방서 노형119센터에 배치돼 있는 상태다.

문제는 고가 사다리차가 도내 1대에 불과하고 오를 수 있는 최대 높이(70m)보다 높은 위치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운용이 어려워 대형피해가 우려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가 사다리차는 인명구조, 방수활동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심화되는 도내 고층화 현상에 대한 적절한 대응에 한계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 14일 오후 2시57분께 제주시 노형동 드림타워 옥상 냉각탑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돼 고가 사다리차가 투입됐지만 화재 발생 지점의 높이가 워낙 높은 탓에 결국 운용되지 못했다.

드림타워 높이는 롯데시티호텔(89m)의 2배 가량 높은 169m에 달한다.

드림타워와 롯데시티호텔을 제외하더라도 지난 2월 말 기준 지하층을 제외한 층수가 11층 이상인 도내 건축물은 모두 271곳에 이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장에 출동한 소방은 드림타워 1층에서 소방용수를 끌어올려 건물 내부에 설치된 소화전 등 소방시설을 이용해 화재 진압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화재 연기는 드림타워 건물을 뒤덮었고, 이를 목격한 투숙객, 직원들은 건물 밖으로 황급히 대피하면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소방 관계자는 "고층 건물 화재 등 사고 대비 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 중이며 드림타워의 경우 별도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도민 안전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소방은 15일 드림타워에 광역소방특별조사단을 투입해 대피로 확보 여부와 소방시설 안전조치 여부 등 특별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드림타워 화재 당시 대피한 인원 중 안내방송 등을 듣지 못했다는 투숙객들도 여럿 있어 호텔 측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김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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