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문화지구 '문화 메카'로
2.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는 개항장 일대 근대적 경관을 보전하고, 다양한 문화시설을 유치해 문화를 기반으로 구도심 재생을 도모하고자 2010년 문화지구로 지정됐다. 사진은 개항장 문화지구 모습. 김은수 기자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는 개항장 일대 근대적 경관을 보전하고, 다양한 문화시설을 유치해 문화를 기반으로 구도심 재생을 도모하고자 2010년 문화지구로 지정됐다. 사진은 개항장 문화지구 모습. 김은수 기자

지구 내 문화자원 적극 활용 눈길
근대 건축물 개조 박물관 등 조성
아트플랫폼 구축 거리 '젊음' 더해


국내에서 부산과 원산에 이어 1883년 3번째로 개항된 인천항 주변의 인천 중구청 일대는 '개항장 거리'로 불린다. 2010년 문화지구로 지정된 거리는 139년 역사의 흔적을 간직한 인천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상징하는 지역이다. 이에 지구 내 현존한 문화재와 문화시설을 활용, 다양한 역사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제민일보가 문화지구의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 사업 등을 살펴본다.

△근대 건물 박물관으로 탈바꿈

인천 중심부에 위치한 인천항 인근. 인천 중구청을 둘러싼 개항장 거리에 들어서면 주변 현대 건축물과 대비되는 근대 건축물들이 즐비하면서 과거로 돌아간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곳곳에 자리한 이색적이면서도 근대 건축물과 조화를 이룬 카페, 공방 등 시설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 조감도. 인천 중구청 제공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 조감도. 인천 중구청 제공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는 개항장 일대 근대적 경관을 보전하고, 다양한 문화시설을 유치해 문화를 기반으로 구도심 재생을 도모하고자 2010년 문화지구로 지정됐다. 지구 규모는 53만7114㎡(16만2762평)로 인천 중구 개항동과 신포동, 동인천동을 아우른다.

개항장 문화지구는 근대역사문화자원의 발원지로 '최초' '유일' 이라는 단어가 뒤따른다. 최초로 우편업무가 시작된 곳이기도 하며 서구식 공원과 호텔, 극장, 서양식 주택, 근대적 해운회사 등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들어섰다. 지역 자체가 커다란 '문화재' 인 셈이다.

이처럼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의 큰 매력은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옛 건축물과 조형물을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일부 근대 건축물은 '보존 방식' 리모델링을 통해 개항 역사와 개항장의 건축, 생활, 음식 등을 테마로 한 전시관·박물관으로 조성하면서, 문화관광자원으로 재탄생했다. 개항박물관과 근대건축전시관, 한국근대문학관, 짜장면박물관 등이 이에 속한다.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는 개항장 일대 근대적 경관을 보전하고, 다양한 문화시설을 유치해 구도심 재생을 도모하고자 2010년 문화지구로 지정됐다. 사진은 인천시 지정문화재 '구 인천일본제1은행지점' 건물을 활용한 개항박물관 모습. 김은수 기자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는 개항장 일대 근대적 경관을 보전하고, 다양한 문화시설을 유치해 구도심 재생을 도모하고자 2010년 문화지구로 지정됐다. 사진은 인천시 지정문화재 '구 인천일본제1은행지점' 건물을 활용한 개항박물관 모습. 김은수 기자

인천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옛 인천일본제1은행지점 건물에 조성된 개항박물관은 개항 후 인천 모습과 인천항을 통해 들어온 다양한 근대 문물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근대건축전시관(시 유형문화재 옛 인천일본제18은행지점)은 현존하는 근대 건축물 뿐만 아니라 소실된 건축물까지 모형과 자료로 선보이고 있다.

옛 물류 창고를 리모델링한 한국 근대문학관은 19세기 당시 주요 문학작품을 비롯한 다양한 국내 근대 문학 작품을 펼치고 있다.

△지역 자산 활용 콘텐츠 다양

역사성과 공간 특성을 살려 문화적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시민들의 뜻과 시 의지로 탄생한 복합문화공간인 인천아트플랫폼은 문화거리에 '젊음'과 '변화'를 더하면서 활성화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인천아트플랫폼은 1888년 지어진 전 일본우선주식회사와 1930~1940년대 근대 건축물 등 13개동 건물을 개조해 창작 스튜디오, 전시·공연장, 생활문화센터 등을 구축했다.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는 개항장 일대 근대적 경관을 보전하고, 다양한 문화시설을 유치해 문화를 기반으로 구도심 재생을 도모하고자 2010년 문화지구로 지정됐다. 사진은 개항장 문화지구 모습. 김은수 기자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는 개항장 일대 근대적 경관을 보전하고, 다양한 문화시설을 유치해 문화를 기반으로 구도심 재생을 도모하고자 2010년 문화지구로 지정됐다. 사진은 개항장 문화지구 모습. 김은수 기자

현재 예술가 레지던시를 중심으로 전시·공연, 참여 교육 프로그램 등을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예술가에게는 창작공간으로 시민에게는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광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한 해 40~50명의 예술인이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스튜디오에 거주하면서 작품 활동과 함께 인천 역사를 바탕으로 한 작업을 진행, 문화지구의 정체성을 높이고 있다.

개항장 문화지구는 근대문화유산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 운영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지역 근대문화자원을 활용한 '근대역사 문화회랑' 탐방로와 '코리아둘레길(서해랑길)', 해설사를 동반한 도보 관광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친환경 전동차를 타고 관광지 설명을 들으며 개항장 문화지구 일원을 구경할 수 있는 '개항 e지 투어'도 활발하다.

또 매년 열리는 '문화재 야(夜)행'은 야간에도 관광객과 시민들의 문화지구를 방문할 수 있도록 문화재음악회, 독립 운동 콘텐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 호응을 얻고 있다. 취재팀=김은수·신승은·홍진혁·고기욱 기자

[인터뷰] "주민 참여 동력 창출 필요" 

최영화 인천연구원 도시사회연구부장

"문화지구가 활성화하고 지속되려면 지역주체의 자발성과 협의체 등 관계망 같은 주민 역량을 키우기 위한 지원 및 사업 발굴이 필요하다"
 

최영화 인천연구원 도시사회연구부장은 "행정에서 추진하는 사업들은 기간이 정해져 있어 국비나 지방비 등 예산이 끊기면 그대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며 "주민과 거주 예술가 등 지역주체가 협력해 지속가능한 사업을 발굴하고 끌어갈 수 있는 동력을 키워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영화 부장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주민 협의체 권한을 강화하고, 역량 강화 교육 등을 고민해야 한다"며 "지역주체와 전문가를 연결해주는 '리빙랩(생활 실험실)' 사업을 활용한 '문화 리빙랩'을 시행해 문화지구 문제점을 자발적으로 찾아내고 해결하는 소규모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주민 참여 사업은 결과적으로 지역사회 뿐만 아니라 주민에게 혜택이 돌아온다는 것을 강조한 홍보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화지구 관련 법과 조례 개정 필요성도 시사했다. 최 부장은 "현재 대부분의 지자체 조례는 문화지구의 '소프트웨어'보다 인프라 보완이나 환경 정비에 치우쳐 있다"며 "인력 양성과 참여형 프로그램 발굴 등 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활문화, 청년예술인 등 현재 정책 방향과 연계한 사업 발굴도 행정에서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노력하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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