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능 저하 늦츨 수 있어
나트륨·단백질 과다 주의
의사·영양사 상담해 조절

고대 아유르베다의 속담 "식사법이 잘못되었다면 약이 소용없고, 식사법이 옳다면 약이 필요 없다"처럼 예로부터 식습관은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데 중요한 부분으로 간주해 왔다. 특히 신장 기능이 저하된 만성신부전 환자는 건강한 식습관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만성신부전은 신장 손상이나 신장 기능 감소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당뇨병성 신장질환(41%), 고혈압(16%), 사구체신염(14%)이 주된 발병 원인으로 나타나는데 이로 인한 만성신부전 환자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또한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돼 투석이 필요한 환자 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신장은 기능이 손상되면 쉽게 회복이 어려우며, 잘 관리하지 않으면 투석이나 신장 이식과 같은 신장 대체 요법이 필요해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된다. 따라서 만성신부전 환자는 일상적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건강한 식습관
실제 진료실에서 만나는 만성신부전 환자들에게 듣는 가장 흔한 질문 중 하나는 평소 어떤 음식을 섭취해야 신장 기능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안타깝게도 약이나 특별한 음식으로 저하된 신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건강한 식습관으로 신기능 저하 속도를 늦출 수는 있다. 신장은 우리 체중의 0.5%에 불과하지만 노폐물을 여과하고 소변으로 배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섭취하는 음식 선택이 중요하며, 만성신부전 환자는 일상생활에서 식이요법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를 실천해야 한다.

△나트륨 섭취 제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평균 10g의 나트륨을 섭취하는데 이는 혈압 상승과 부종을 유발할 수 있다. 나트륨 섭취량을 2000mg(소금으로 환산시 5g)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좋으며 국이나 찌개 대신 보리차나 숭늉으로 대체하고, 김치·가공식품·염장식품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적절한 양의 단백질 섭취
만성신부전 환자들은 단백질의 분해 산물인 '요소'의 신장 배설 능력이 떨어져 있어 단백질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 요소가 체내에 쌓이면 요독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단백질 과다 섭취는 신장 기능 악화를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일 권장 단백질 섭취량은 체중 60㎏ 성인 기준으로 40g 내외의 단백질 섭취가 적당하다.

△ 충분한 열량 섭취
열량 섭취가 충분치 않으면 체내 단백질을 분해해 사용하기 때문에 충분한 열량 섭취가 중요하다. 밥, 떡 등의 곡류 식품과 식물성 기름, 잼 등의 단순 당질 섭취로 체내 단백질 분해를 방지하고 영양을 유지해야 한다. 다만 당뇨신부전의 경우 단순당 식품 섭취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 칼륨과 인 섭취 조절
칼륨과 인 섭취는 신장 기능 정도에 따라 조절돼야 한다. 칼륨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은 가급적이면 삶거나 데쳐서 섭취하고, 칼륨과 인 함량이 높은 음식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

△부종이 있는 경우, 수분 섭취 조절
만성신부전에서는 수분 섭취에 특별한 제한이 없지만, 만성신부전 정도에 따라 소변량이 감소하거나 심한 부종이 있을 경우 의료진과 상담하해 수분 섭취를 조절해야 한다. 따라서 부종이 동반되면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의사·영양사 상담 및 정기검진 
식이요법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므로 의사나 영양사와 상담해 맞춤형 식이요법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정기적인 의료 검진과 혈액 검사로 신장 기능을 모니터링해 개개인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식이요법을 엄격하게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만성신부전이 경증인 경우 증상이 미미해 식이요법의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점은 건강한 식습관이 만성신부전의 지속적 관리와 향후 투석 필요시기를 미루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건강한 식습관은 삶의 즐거움을 더해 주며 만성신부전 환자들의 신장 보호와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정리=고기욱 기자
■도움말=서민석 신장내과 과장

 

 

 

 

 

 

인간중심 치료

'인본주의적 심리학'에서는 "인간은 잠재력을 발현하며 성장하려는 건강한 동기를 갖고 있으며 존중 받을 만한 존재"라고 말한다. 이러한 인본주의적 심리학에 기초해 '인간중심 치료(Person-centered Therapy)'를 발전시킨 심리학자가 칼 로저스(Carl Rogers, 1902∼1987)다. 로저스는 인간은 기본적으로 '경향성'이 있어 자신의 문제를 깨닫고 나아지고자 하는 '선한 지향성'을 갖고 있다고 했다. 철학자 마틴 부버(Martin Buber, 1878~1965) 또한 "인간은 스스로를 만들어가도록 창조됐다"고 말하며 인간은 성장하는 존재이며 이를 '진화'라고 했다.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를 더 낫게 만들고 싶은 욕구가 있는 것이다. 

인간중심 치료에서 치료자의 역할은 내담자의 삶에 대해 구체적인 방향을 지시하기보다 내담자의 실현 경향성이 촉진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하는 데 있다. 즉 내담자가 유기체적 경험을 왜곡 없이 지각해 자기개념에 통합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러한 조건이 제공되면 내담자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내담자는 자기실현과 성장을 위한 잠재력을 이미 지니고 있으나 제대로 발현해 내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므로 치료자는 진실성, 무조건적인 긍정적인 존중, 공감적 이해를 통해 내담자의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일반 심리 상담은 로저스의 이론을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고 한 가지 이론만을 접목하는 것은 아니다. 심리 상담 치료가 단순하게 해결할 쉬운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이론을 내담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히 접목해서 치료가 이뤄진다. 

인간중심 치료에서 상담은 내담자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국한되지 않는다. 더 높은 수준의 심리적인 독립과 통합을 경험하게 해 다가올 많은 문제를 대처할 수 있는 태도와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내담자는 살면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만든 사회적 가면을 벗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상담 공간이라는 안정된 공간은 내담자가 자신을 참되게 직면할 수 있게 되고 더 나은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용기를 얻게 된다.

상담 과정에서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구체적으로 목표를 제시하지는 않는다. 내담자 스스로 자신 내부에 자신의 목표를 설정할 힘이 있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목표의 설정은 상담자가 아닌 내담자 스스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지만, 과정상에서 흔들릴 수 있는 내담자를 무조건적인 긍정적 존중과 공감적 이해로 힘을 실어 함께 찾아가는 과정이다.

좋은 대답을 해주거나 해결책을 제시하기 전에 '말해줘서 고맙다'라는 말을 전하는 것은 어떠한 가르침보다 큰 위로와 공감을 준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사람이 실컷 말하게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말해줘서 고맙다'라고 덧붙인다면 로저스의 인간 중심 치료를 이미 실행한 것이다.

문의=제주근로자건강센터(064-752-8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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