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후대 전승 다크투어로 2.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대규모 수감시설 서대문형무소…역사적 교육 장소 활용
원형 보존·복원 노력…억울한 옥살이 도민 61명 명단도
반면 섬 산재 접근성 등 한계…인력·예산 확충 등 과제
서대문형무소는 1908년 한국 최초·최대의 근대감옥으로 개설된 이후 가장 대표적인 악명 높은 감옥으로 운영됐다. 일제강점기 조국의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일본제국주의에 맞서 싸웠던 독립운동가들은 물론 해방 이후 민주화 운동가들이 옥고를 치르고 희생당했던 역사 현장이다. 제주4·3 당시에도 도민 일부는 서대문형무소에서 억울한 옥살이를 하다 행방불명되거나 옥사해 다시 제주로 돌아오지 못하기도 했다. 현재는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으로 개관해 과거의 역사를 교훈 삼아 교육의 장으로 탈바꿈했다.
△독립과 민주의 상징
일제는 한국민의 저항을 종식시키고 조기에 식민지화를 이루기 위해 한국민을 탄압했다. 이에 1908년 10월 21일 대규모 수감시설인 경성감옥을 신축한 것이다.
이후 1980년대까지 수감 인원이 폭증한데다 제도 등이 변화하면서 '서대문 감옥' '서대문형무소' '서울 형무소' '서울교도소' 등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해방 이후에도 1987년까지 민주화 인사들이 수감되면서 한국 근현대사의 질곡을 안고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서대문구의 주도로 대대적인 성역화 사업이 시작됐다. 옥사 원형 전시와 서대문형무소에 투옥했던 독립운동가들의 각종 자료 및 유물 등 전시 공간을 구성해 1998년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으로 재탄생됐다.
특히 역사의 현장으로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정받아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내 사형장과 제10·11·12옥사가 국가사적으로 지정되는가 하면 국가보훈처로부터 국가 현충 시설로 지정되는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는 대한민국의 독립과 민주를 상징하는 장소로써 올바른 역사를 후세대에 전승하기 위한 역사적 교훈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당시 그대로 모습 노력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은 대지면적 2만8112㎡, 연면적 8264.67㎡, 전체 건축면적 4726.39㎡의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 구조로 원형 그대로 모습을 담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2009년 보안과 청사 외벽에 붙여진 흰색 타일을 제거해 원형을 복원했으며 2010년 취사장, 기타 옥사 및 담장·망루를 원형 복원했다.
2012년에는 여 옥사를 복원해 이듬해 4월 1일 여성 독립운동가전시관으로 개관했으며 2015년에는 여 옥사 부속 창고를 원형 복원하고 지속적인 보수·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서대문형무소의 건축과 확장, 연혁을 전시하는 공간인 전시관은 보안과 청사 건물 원형을 활용했다.
또한 수감자들이 실제 투옥했던 제10·11·12옥사와 함께 간수들이 수감자를 감시하고 통제하기 위해 근무했던 중앙사, 수감자 노역 공간인 공작사 등이 들어서기도 했다.
즉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은 당시 상황을 그대로 재현해 내는 등 사실 그대로의 역사를 객관적으로 전승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크투어의 장
이처럼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은 대표적인 다크투어리즘 명소로 꼽히고 있다. 당시 상황을 그대로 재현해 내면서 기억의 역사에서 기록으로의 역사로 남기고 전국적인 공감대 형성은 물론 후대 전승에 기여하는 상황이다.
우선 독립투사들이 겪었던 고문 장면이나 고문 도구를 체험할 수 있게 하는 등 생생한 경험을 전달하는데 초점을 두고 꾸며졌으며 각각의 건물에는 관련 유물 전시는 물론 생존 애국지사의 육성 증언을 들을 수 있는 장소도 마련됐다.
특히 제주4·3 당시 두 차례의 군법회의를 거쳐 서대문형무소에서 억울한 옥살이를 한 61명의 재소자 명단과 함께 이름, 연령, 직업, 언도 일자 등을 볼 수 있다.
실제 이들은 제주4·3 당시 11옥사에 수감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한 제주4·3 유족은 "4~5명이 들어갈 정도의 좁은 감방에 10명 이상이 함께 지냈다"며 "위생이나 부상자에 대한 치료도 엉망이었다"고 비참한 생활을 증언하기도 했다.
반면 제주의 경우 현재 4·3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하는 단계까지 왔지만 후대 전승을 위한 작업은 여전히 한계를 보이고 있다.
도내 4·3 유적지를 관리할 인력과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정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섬 전체에 산재한 유적지를 다크투어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접근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에 따라 미래세대에 올바른 제주4·3 역사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다크투어를 연계한 전승 작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양경익 기자
[인터뷰] 박경목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관장
"제주4·3 유적지를 다크투어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교육계·문학계 등 다각적인 관심이 관건이다"
박경목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관장은 미래세대에 제주4·3의 올바른 역사 전승이 지속성을 갖기 위한 다크투어 활성화 방안으로 이같이 제시했다.
박 관장은 "제주4·3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유적지가 청소년과 학생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으로 활성화돼야 한다"며 "유적지가 교육적인 장소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 관심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실제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은 기관 협조를 구해 전문 해설사 33명이 현장학습 학생을 대상으로 후세대에 올바른 역사를 알리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하루 평균 방문자도 2000~3000명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선적으로 접근성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제주4·3 유적지가 도내에 산적하기 때문에 접근하는데 한계가 있어 이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억의 전승을 위해서는 관광 차원의 접근을 토대로 한 다크투어가 이뤄져야 한다"며 "단순 관광객 유치가 아닌 교육적·문학적 가치로 접근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양경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