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후대 전승 다크투어로 3. 광주 5·18기념재단

 

광주 5·18 민주화 가치 실현…후대전승 프로그램 다채
오월길 활성화 호응 잇따라…버스 활용한 접근성 기여
반면 제주 유적지 산재 한계…명예도로명 부여 보류도

5·18민주화운동은 1980년 당시 광주시민들이 불법으로 집권하려는 신군부 세력을 거부하고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염원하며 항거한 역사적 사건이다. 특히 민주·인권·평화라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실천하면서 한국 정치사의 큰 전환을 이뤄내는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 이후 지속적으로 전개된 민주화운동의 원동력이 됐으며 오늘날 세계에 중요한 민주화운동 사례로 널리 알려졌다. 이에 '광주 5·18기념재단'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용한 다크투어를 통해 미래세대 역사적 사실 전승에 기여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횃불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 확대 선포가 전국으로 확대된 이후 광주에서는 이에 저항하는 시위가 계속되자 5월 18일 광주 시내 대학에 계엄군이 주둔하면서 5·18민주화운동이 발발했다.

당시 열흘간의 항쟁 속에서 사망자 165명, 행불자 81명, 부상자(상 이후 사망 포함)·연행구금자 등 총 5567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후 5월 18일은 국가기념일로 제정되며 희생자들의 묘역은 국립묘지로 승격됐으며 피해자들과 참여자들은 민주유공자로 예우받았다.

이러한 중요성을 인정받아 2011년에는 5·18민주화운동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쾌거도 이뤘다.

제주4·3 역시 74년의 세월 동안 많은 성과가 있었다. 현재는 '제주4·3특별법' 제정을 계기로 희생자들의 재심 재판을 통한 명예 회복이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제주지방법원 제4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열다섯 차례에 걸쳐 직권 재심 재판을 열고 군사재판 수형인 400명에 대해 전원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오월을 걷다

이에 광주는 역사적 교훈 가치와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학생 등 미래세대에 진실을 알리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5·18 희생자들이 정부로부터 받은 보상금 일부와 국민 성금, 해외동포 성금으로 설립된 '5·18기념재단'을 중심으로 역사교육을 통한 5·18의 정신과 가치를 전파하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학술·연구·교육·국제·문화·연대사업을 활발히 진행하면서 과거의 역사를 현재 의미 있는 가치 부여에 힘쓰고 있다.

이 가운데 '오월길 체험프로그램'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 오월길에는 한 해 예약자만 2만~3만명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5·18민주화운동 최초 발원지인 전남대학교 정문과 계엄군과 충돌이 일어난 광주역 광장,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 계엄군이 주둔했던 조선대학교 등 사적지 29곳을 만나볼 수 있다.

아울러 '오월길 방문자센터' 내 안내해설사를 상시 배치해 5·18 관련 무료 해설을 들을 수 있는 장도 마련했다.

이와 함께 5·18의 역사적 의미를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한 공간인 '5·18기념문화센터' 내 '5·18기념문학관'에서는 각종 전시와 공연이 이뤄지고 있으며 '5·18기념공원' '5·18자유공원' 등을 조성해 의미를 더하고 있다.

 

△상징적 의미 더해

광주시는 다크투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과거사 해결은 물론 상징적인 의미도 접목했다.

우선 2006년부터 국립5·18민주묘지-보훈회관-5·18자유공원 등 5·18 관련 사적지 등을 순환하는 지선버스인 '5·18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탑승객이 적어 매년 9억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상징적 의미의 차원에서 16년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광주시는 5·18 다크투어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켰다는 평가다.

반면 제주의 경우 4·3의 역사적 의미를 알리기 위해 지난 4월 1일부터 '43-1' '43-2'의 버스 노선을 운행하고 있지만 후세를 위한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에는 한계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기존 제주터미널-제주4·3평화공원-절물 구간을 운행하는 버스 노선에 대해 번호만 변경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제주4·3 버스 노선을 정비·확충하거나 유적지 순환 버스를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제주4·3평화공원을 지나는 유일한 도로인 제주시 명림로에 '4·3평화로'라는 명예도로명을 부여하는 방안도 추진됐지만 주민 반발로 보류되면서 4·3 기억과 전승 차원의 다크투어 활성화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양경익 기자

"제주 올레길 활용 4·3 기억 전승해야"

 

[인터뷰] 박채웅 5·18기념재단 교육문화부장

"제주가 가진 환경적인 조건을 살려 4·3 전승을 유도해야 한다"

박채웅 5·18기념재단 교육문화부장은 도내 산재한 제주4·3 유적지의 접근성 향상 방안에 대해 이같이 조언했다.

박 부장은 "제주의 경우 '올레길'이 곳곳에 조성되면서 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4·3길'이 있지만 제주4·3 유적지를 모두 포괄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다크투어는 결국 역사 교육적 측면을 바탕에 둘 수밖에 없다"며 "다만 관광자원을 적절하게 융합해 의미를 살려야 도민은 물론 관광객 관심을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크투어를 새롭게 개발하기보다는 올레길 방문객 대상으로 제주4·3 유적지 간접 체험이 이뤄지다 보면 기억의 전승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이전에 제주4·3 유적지에 대한 표지석 정비와 안내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의 참여도 중요하지만 학교와 학부모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보편적인 역사 가치를 현재 시점에 맞게 적절한 의미를 부여해야 더욱 와닿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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