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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 연예인의 이혼소송과 관련하여 간통죄의 존치여부에 대한 사회적 문제가 다시 한 번 수면위로 올라왔다. 간통죄의 위헌여부는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3번이나 합헌결정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는 1990년(89헌마82), 1993년(90헌가70), 2001년(2000헌바60)에 선고된 것이어서 그 사이 간통을 바라보는 시선도 많이 변했고, 더군다나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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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9.02.2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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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축년을 맞이하면서 나는 '여유롭지 못했음'에 대한 반성과 '여유로워짐'에 대한 다짐을 했다. 지난 한 해는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계산하기에 바빴고 채우기에 여념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런 내가 '엄마의 냉장고 비우기' 철학을 통해 비움이 주는 행복과 만족을 알게 되었다.아빠 엄마 두 분이 지내는 친정집에는 부엌에 일반 냉장고와 김치 냉장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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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9.02.1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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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끝나는 시간, 추운바람을 이겨내고 집으로 돌아오면 어머니는 아랫목에 묻어둔 반들반들한 삶은 달걀 하나를 형들 몰래 건네 주셨다. 막내아들에게만 특별히 주시던 어머니 사랑의 덤이었다. 겨울이 되면 암탉은 부뚜막에 알을 낳았다. 부뚜막 구석진 자리에 지푸라기가 깔리고 보금자리가 마련되면 암탉은 늘 그곳에 알을 품었다. 암탉이 알을 낳는 동안 어머니는 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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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9.02.1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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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오랜 기간을 통해 유기적으로 변화해가는 생명체와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도시를 구성하고 있는 건축물은 세포와도 같고 도로는 혈관과도 같다. 도시도 인간과 같이 건축물이나 도로 때문에 병이 들기도 한다. 병든 도시를 위해서는 어떤 치료를 해야할까? 원인은 따로 말할 것도 없이 대부분 자동차와 자본에 의한 무분별한 개발 때문이다. 하지만 오랜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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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9.02.0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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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간 기간에 들어서, 골목마다 이삿짐을 실은 트럭들이 하루에도 몇 차례씩 지난다. 위풍도 당당하게 지나는 대형탑차에서 추레하게 덮인 비닐포장새로 손때 묻은 세간 귀퉁이를 드러내 보이며 가쁘게 굴러가는 소형트럭에 이르기까지, 이사행렬은 진종일 이어진다. 그 중에는 형편이 나아져 좀더 넓은 집으로 들어가는 차가 있는가 하면, 오히려 세간을 줄이고 줄여 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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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9.01.2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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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해 나는 고민 속에 빠져있었다. 인간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한 삶인지에 대해 자꾸만 되새겼다. 물 흐르듯 지나간 세월에 대한 아쉬움 때문일까. 또 다시 얻게 된 한 해에 대한 부담감 때문일까. 한 살의 보탬으로 반백을 맞이하면서 나는 사춘기도 아닌 나이에 새삼 불면의 밤을 반복했었다. 내가 생각하는 방식이, 내가 살아가는 방법이 옳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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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9.01.1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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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무리하고 한 해를 새로 맞이하는 시기에 나는 '딸'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을 얻었다. 아무리 표현하려 해도 새 생명을 세상으로 불러내는 일의 고통스러움은 형용할 수가 없다. 그런데 놀랍게도 딸아이를 키우는 행복함은 그 고통의 몇 배라는 사실이다. 어찌되었든 이제 나는 누군가의 엄마가 되었다.24시간 동안 진통을 하면서 내가 가장 많이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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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9.01.0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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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도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 주말 학교에서 어린이와 더불어 평생을 독서 교육을 해 오신 여희숙 선생님을 모시고 독서 강연회를 열었다. 자신을 책읽어주는 선생님으로 소개하면서 단 한 번도 아이들에게 책 읽어라 하신 적이 없다고 말씀하셨다. 오히려 몰래 몰래 책을 읽고, 아이들에게는 비밀로 하고, 책을 못 읽게 했더니 아이들이 궁금해 죽겠다며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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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8.12.3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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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을 삶기 시작한지 한 시간 가량이 지나자, 팥 삶는 향기가 집안 구석구석으로 가만가만 스며들기 시작했다. 엊그제 지난 21일은 일년 24절기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다는 동짓날이었다. 매년 동짓날이 되면 나는 어린 시절의 골목길에 서있다. 학교를 갔다가 돌아오는 하교 길, 집골목에 들어서면 구수한 팥 삶는 냄새가 제일 먼저 내게 달려와 안기곤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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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8.12.2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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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의 기사가 던지는 사회적 의미는 무겁습니다. 기사가 곧 '기자가 만든 것'이라는 말을 받아들이는 한, 잠시도 그 무거움을 내려놓을 수 없습니다. 그동안 꾸준히 이야기했으면서도 '다시 강조하고 싶은 말'로 일단 본란을 마무리 짓고자 합니다.기사는 사건의 기술(記述)입니다. '실제 일어난 일'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에 대한 설명입니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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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8.12.1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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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는 최근 도정감사 내용을 중점적으로 보도했습니다. 과감한 지면 할애와 적극적인 보도자세가 돋보입니다.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도의원들의 얼굴사진을 함께 싣는 등 편집도 크게 나무랄 데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도정감사철만 되면 우리는 그것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합니다. 올해도 변함이 없습니다. 지역의 현안뿐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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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8.12.0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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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올레' 걷기 행사장. 전날 비가 왔던 것과는 다르게 날씨가 맑다. 내가 좀 늦게 간 편인데도 계속 사람들이 몰려든다. 모여 있는 사람 속으로 들어가니 여기저기서 아는 얼굴이 보인다. 채 다섯 살도 안 돼 보이는 어린 아이들도 있다. 단체로 온 사람들은 모여서 신나게 준비운동을 한다. 들뜨고 떠들썩한 게 꼭 장날 같다.구호를 한 번 외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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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8.12.0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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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는 최근 2면에 종합가십기사란(欄) '무공침'을 마련했습니다. 그것이 일반기사로 다룰 수 없는 '뉴스의 배경'등을 그 대상으로 한 것이라면, 그에 합당한 기사쓰기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밋밋한 기사가 더러 보입니다. 그것이 오늘의 주제입니다.'가십의 정체성'에 대해선 말이 많습니다. 흔히들 가십기사는 '가벼운 터치로 사안의 흐름을 전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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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8.11.2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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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즐겨 부르고 좋아하는 노래를 칭하는 '십팔번'이라는 낱말이 있다. 일본말에서 유래했고 술자리나 회식을 연상시키며 '남성적'이라는 느낌이 들 때가 많기 때문에 그 단어를 자주 쓰거나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고백하건데 내게는 무수한 십팔번들이 있다. 음악·음식·영화·책·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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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8.11.2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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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은 크게 다루고 는 작게 다루냐". 현역시절 자주 들어온 질문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대답을 준비하고 있습니까.아직도 난감합니다. 생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으로는 오히려 그 반대여야 합니다. 그런데도 그런 기사 판단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물론 기사의 크기가 곧 기사가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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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8.11.1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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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만에 집이 쑥대밭이 되었다.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제 자리를 지켜오던 살림살이들이 밖으로 추방당하고 모든 것들이 재배치되는 난리를 치렀다. 봄도 아니고 찬바람이 불어오는 이 늦가을에 웬 부산을 떠느냐고 궁금해 할 것이다. 이유는 바로 두 아들 때문이다. 하루가 다르게 죽순처럼 커가는 큰 아들과 위쪽보다는 옆으로만 퍼져나가는 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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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8.11.1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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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매수인이 잔대금 지급기일까지 그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그 계약이 자동적으로 해제된다는 취지의 약정을 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이 경우 매도인은 매수인이 약정된 기일까지 잔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매매계약이 당연히 해제된 것으로 생각하고 다른 사람에게 그 부동산을 매도하여 버리곤 한다. 이 때 매수인은 오히려 매도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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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8.11.1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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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제시가 비판의 필요조건이냐'는 문제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립니다. 그것을 긍정하는 사람들은 '대안없는 비판'은 한낱 '비난'일 뿐, 그건 비판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 반대의 사람들은 비판은 '문제제기'로써 충분하다고 주장합니다.저는 후자의 의견을 지지하는 입장입니다. 잘못된 것을 물리치고, 옳은 것을 바로 세우는 것, 그 자체가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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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8.11.1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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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기숙사는 학교와 멀리 떨어진 학생들의 통학을 돕기 위해 주로 설치된다. 일반 하숙에 비해 편리하고 저렴할뿐만 아니라 공동체생활에 따른 협동성과 자주성을 키울 수 있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인재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공립은 물론 사립에서도 기숙사를 설치하는 고등학교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그러나 최근 한 도의회 교육의원이 조사한 도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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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8.11.1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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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참여예산제가 제주도에서 아직껏 운영되지 않고 있는 것은 집행부와 도의회 모두에 문제가 있다. 결론적으로 제주도와 도의회는 관련 조례안에 대한 도민 공론화 과정을 거쳐 주민참여예산제가 조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을 경주할 것을 촉구한다.이 제도는 말 그대로 예산편성과정에 주민이 직접 참여해 우선순위와 주요 사업 등 주민의 요구를 반영하거나 자치단체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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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8.11.09 1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