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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초등학교 오륙학년쯤 돼 보이는, 희멀건 피부의 아이가 벌거벗은 채 연신 사과를 합니다. 그 모습을 보니 치솟았던 화가 사라지면서 헛웃음이 납니다. 그래 관대하게 용서를 해주 었습니다. 사연인즉 이렇습니다. 운동을 마치고 샤워를 했습니다. 그리고 수건을 찾는데 웬 불한당(?)같은 녀석이 내 수건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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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7.09.0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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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행성 게임의 열풍은, 이곳 제주도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제주 경기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많은 사람이 사행성 오락장을 개설하였고, 그 결과 무더기적발로 사회문제가 되었고 동시에 대출 등으로 돈을 빌려 오락장을 개설했다가 오락기의 압수로 인한 많은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시켰다. 이런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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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7.08.29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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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제 어릴 적을 돌아볼 때가 종종 있다. 나이가 들어가는 증거임에 틀림없다. 농사와 바다 일을 동시에 하며 오남매를 키운 부모님은 노동으로 허리가 휘어지고 손마디가 굵어진 채 이제 칠순을 넘기셨다. 어린 우리들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학교 갔다 오면 한 솥 가득 물 끓여 놓고 소와 말먹이를 챙겨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그야말로 어른이든 아이든 노동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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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7.08.28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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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에는 이름을 바꾸는 것은 잘 허용되지 않았다. 나이가 어려서 악용의 여지가 없어 보이거나, 호적에 실제 이름과 달리 잘못 등재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만 개명(改名)을 허가하였다. 10여년 전까지만 하여도 아들을 선호하여, 딸을 낳으면 축복을 받지 못하고, 딸 이름도 말자, 끝년 등 다음에 아들을 낳았으면 하는 이름을 짓거나 아예 남자 이름을 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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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7.08.22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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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자 생활칼럼, 밀물썰물] 희망의 도서관, 새 옷을 입다 어릴 적 만화방이 생각난다. 집안에 책이라고는 마을에서 배달되는 ‘새 농민’과 보기만 해도 머리 아픈 문교부 마크가 찍혀있는 교과서 들 뿐이었다. 학교도 현실은 마찬가지였다. 그 당시 엄청난 흥행을(?)을 누렸던 ‘어깨동무’라는 잡지 이외에는 내가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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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7.08.2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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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족은 2001년 7월에 제주로 내려왔다. 제주의 귀신이 되려고 말이다.- 벌써, 햇수로 7년이 지나고 있어 나는 정말 내가 제주도 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는 어제 문상 갔던 곳에서 만난 제주도 선생님으로부터 가슴 끝이 서늘한 말을 들었다. “어떤 분이 제주도 분이 두 분이나 오셨네요.” “장수명은 제주도 사람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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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7.08.1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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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을 임차한 사람은 임차권을 등기하지 않더라도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친 때에는 그 다음날부터 제3자에 대해 대항력을 갖게 된다. 그러므로 그 두 가지 대항요건이 갖추어진 뒤에는 제3자가 당해 주택에 대해 압류를 하거나 저당권 설정을 한 후 경매에 붙이더라도 주택임차인은 보증금을 떼일 염려가 없다. 게다가 주택임차인이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아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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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7.08.08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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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브랜드란 그 지역만이 가지고 있는 자연환경, 역사적인 특징, 문화적인 매력, 행정서비스 등 다른 지역과 확연히 구별하기 위해 사용하는 지역의 명칭, 상징물, 디자인 혹은 그들의 결합체를 말하며, 지역만의 차별화된 복합적인 이미지를 경쟁지역으로부터 차별화하기 위한 수단은 물론 거주 도민과 잠재적 고객에 대하여 그 지역을 명확히 인식시키고 이것을 통하여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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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7.08.0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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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무장 단체인 탈레반에 인질로 잡혔다가 살해된 제주 출신 배형규 목사의 소식을 듣고 충격과 비통함을 느꼈다. 3년 전 이라크 무장단체에 납치되어 살해된 고 김선일씨의 아픔이 가시기도 전에 다시 같은 일이 발생한 것이다. 게다가 추가적인 희생이 없기를 바라는 모든 국민들의 염원을 저버리고 두 번째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은 비통함을 넘어서 필자로 하여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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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7.08.01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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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경 (제주특별자치도여성특별위원회 사무국장)내가 시골로 이사했다는 소식을 들은 사람들의 반응은 거의 한결같다. “그럼 아이는? 학교는 어떻게 다녀?”아니, 시골이라고 학교가 없나. 어째 다들 똑같은 걸 묻는 걸까? 아마도 제대로 된 교육은 도시 큰 학교라야 된다고 믿는 모양이다. 아이는 아침마다 느리게 굴러오는 노란 스쿨버스를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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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7.07.3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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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로 내려오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아내를 설득하는데 2-3년이 걸렸고, 행정상의 이유로 또 그만큼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제주로 이사 온 까닭은 조용하고 느긋하게 살기 위해서입니다. 셋이 조금 더 재미있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아내가 우울증에 걸렸습니다.이질적이고 배타적인 문화를 견디기 힘들어합니다. 합리적이고 투명하지 못한 일처리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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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7.07.23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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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어느 갤러리에서 열리는 퍼포먼스를 보러 갔었다. 사실, 제주에서 퍼포먼스를 구경할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 특히 여성주의적 시각을 가진 퍼포머가 하는 행위예술은 더욱 그러하다. 더레 다이안 현이라는 재미교포가 퍼포머였다. 나이지긋한 여성을 예상했지만 이외로 그녀는 20대 중반의 젊은 여성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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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7.07.1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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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월 1일 제주특별자치도 및 국제자유도시 호(號)가 출범한지 1년이 되었다. 1주년에 즈음하여 제주특별자치도 및 국제자유도시 호(號)가 어느 정도 순항하고 있는지 법적인 측면에서 되돌아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의하면,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하고, 사람촵상품촵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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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7.06.2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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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통죄는 이른바 친고죄로서 배우자의 고소가 있어야 비로소 처벌을 할 수 있는 범죄다. 그런데 배우자를 간통죄로 고소하려면 먼저 그들 사이의 혼인이 해소되었다거나 재판상 이혼소송을 제기했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한다. 그래서 간통죄의 고소장에는 통상 이혼소송을 제기한 것을 확인하는 소제기 증명서를 첨부하게 된다. 고소인이 일단 간통죄 고소를 한 뒤에 다시 그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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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7.06.20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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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축제는 예술적 요소가 포함된 제의에서 시작되었다. 단순히 음주가무에서 벗어나 제사를 지내는 것을 신성시 하였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면서 그런 축제는 본질이 퇴색되고 유희성과 놀이에만 치우치는 경우가 많아졌다. 시대가 변하면서 축제(祝祭)도 시대적 요구를 받아 들여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 전통축제가 지니고 있던 제의성에 대체할 수 있는 알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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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7.06.1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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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황 1. 한 남자가 있습니다. 착하고 부지런한 한 여자의 남편이자 새처럼 지저귀는 어린 남매의 아빠입니다. 단란해 보이는 가족입니다. 하루는 학교에 다녀온 내 아이가 말합니다. ‘아빠 OO이가 그러는데 자기네 엄마 집 나갔대!’ OO이 친구인 내 아이의 말을 듣고 생각했습니다. ‘부부싸움을 했나 보군!’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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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7.06.1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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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호주제가 폐지됨에 따라 호주와 가족의 신분사항이 적힌 호적부가 사라지고 개인별로 따로 가족관계등록부가 작성되는 새로운 신분공시제도가 시행된다. 또 자녀가 모의 성을 따를 수도 있게 되고, 부 또는 모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자녀의 성과 본을 변경할 수도 있게 되는 등 가족법에도 큰 변화가 이뤄진다.새롭게 달라지는 가족제도에 대하여 독자들이 궁금해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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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7.06.0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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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일요일, 오월인데도 육지 어느 지역은 낮 기온이 섭씨 32도가 넘었다는 그날에 나들이를 갔었다. 좀 더 자세히 밝히자면 1년에 한번 하는 친목모임에서 역사기행을 겸해 놀러나간 것이다. 아빠 엄마 손에 끌려나온 어린아이들의 수가 반을 넘었다. 해군기지문제가 주요사회문제로 떠오른 만큼 이번 기행의 주제는 ‘반전·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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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7.06.0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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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계약과 마찬가지로 부동산매매계약을 체결할 때에도 매수인은 매도인에게 매매대금의 10% 가량을 계약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보통이다. 매매계약에서 당사자가 계약금을 교부하는 목적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대체로 해약금으로서의 성질을 가지는 경우와 위약금으로서의 성질을 가지는 경우가 있으며, 이에 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른 약정이 없으면 민법 제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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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7.05.30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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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게 어찌된 일인가. 오늘 확대경의 제목부터가 수상하다. 지금까지 김태환 도정에 대한 비판논조와는 영 딴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자들도 의외로 받아들일 것이다.사실 그동안 본란 확대경은 김도정에 대해 미안할 정도로 날을 세웠다. 그래서 독자들로부터 더 관심을 끌었는지 모른다. 그들이 하고 싶은 악역(?)을 대신 해줬기 때문일 것이다.그러나 오늘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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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7.05.30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