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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따라 하천으로 온 암편패각이 부서져 모래가 돼자갈 모래가 따로 된 지형△모래와 자갈 밤하늘의 은하수를 보면 깨알같이 반짝이는 별들이 모래처럼 흩뿌려져 있다. 하늘의 별들이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하지만 우리는 그 별들이 얼마나 먼 곳에 있는지 실감하지 못한다. 태양계를 벗어나면 별들은 대개 광년(빛의 속도인 29만 9792㎞/s로 1년을 이동하는 거리)으로 계산해야만 다다를 수 있는 머나먼 거리에 있다. 모래알만큼 보이는 별에서는 지구도 모래의 크기로 보일 것이다. 삼양동 검은 모래 해안은 물기를 머금으면 더욱 검어지고, 김녕리 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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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5.01.21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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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제주 전파 재배 또 다른 고구마 제주 유입설로 석주명은 John W. King의 China pilot(중국 파일럿). 3rd. 에sweet potato(고구마)가 1861년 제주도 산물이라고 기록돼 있다고 했다. 1940년대의 고구마 품종으로는 원기가 제일이라고 한다(석주명, 1968). 고구마가 제주에 본격적으로 재배 전파된 시기의 다른 견해로는 김태능의 설이 있다. 그는 고구마가 고종 21~22년(1884년경)가 도입된 것으로 추정하는데, 고종 20년(1883) 일본인어채범죄조규가 성립된 이래 일본 어민들 가운데 나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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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5.01.14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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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난의 식량부족 대비해야 멕시코에서 제주까지 온 작물제주흙 성질이 대마도와 닮아△자원으로서의 식량 조선시대에 고구마는 구황식물로 제일가는 곡물이었다. 그만큼 고구마가 척박한 땅에 잘 자라고, 수확량도 많아 구휼에 좋은 식량이었기 때문이다. 구황(救荒)이란 흉년 때 굶주린 사람들을 구해준다는 뜻이다. 요즈음에는 '굶어 죽는다'라는 말을 까마득한 옛날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굶주림은 옛날일 만이 아니다. 세계화 시대인 오늘날에도 어쩌면 우리는 더욱 위험하게 식량부족에 노출돼 있다. 전쟁, 이상기후, 자연재해, 전염병 등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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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5.01.07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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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전민과 서민에게는 식량선교사가 알려준 감자재배법 1인당 감자 소비량 약 70kg△우리나라에 온 감자 우리나라에 감자가 들어온 시기는 19세기이며, 중국과 서양을 통해 들어왔다. 이규경(李圭景, 1788~1856)의 기록처럼, "감자는 북저(北藷)라고 한다. 일명 토감저(土甘藷)이다. 우리나라에 감자가 들어온 것은 순조 24년(1824)에서 순조 25년 사이. 관북(關北) 지방의 북계(北界)에서 처음 전해진 것이다. 또한 함경도 명천부(明川府)의 김모(金謀)라는 관상쟁이가 경사(京師:북경)에 가서 가져왔거나, 산삼을 캐러 몰래 국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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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4.12.25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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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이 인간을 위해서만 존재한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 다른 모든 사물도 무언가 다른 것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마이모니데스)△감자 껍질을 벗기는 가난한 여인 처지가 어려워 본 사람이 상대방의 처지를 따뜻하게 이해할 수 있다. 수많은 제주 유배인이 그랬듯 자신이 잘 나갈 때 더구나 죄인이 되기 전에, 당당하고 자만하기까지 하던 자신이 하루아침에 추락하리라고 상상하지 못하는 것이다. 살다 보면 처지가 바뀔 수 있다. 먼저 상대방이 돼 깊이 생각해 보라.빈센트 반 고흐는 1985년 네덜란드의 가난한 소작농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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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4.12.17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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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가 자주 앉았던 매부리여애기 업은 돌 비양도 호니토구좌읍 벌러진여 등 눈길자연은 형태를 창조한다. 자연은 자신을 형성하고 있는 사물들과 그 사물들에게 생기를 불어넣는 힘으로 형상과 균제미(均齊美·균형이 잡히고 잘 다듬어진 아름다움)를 새겨 넣는다. -앙리 포시용 △언어적 인간우리의 생각은 마지막에 언어로 표현된다. 언어가 없다면 세계의 모든 사물들은 혼돈 속에 그대로 있게 된다. 이럴 경우 세상에 없는 경우와 다르지 않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하나하나의 이름들은 곧 언어가 표현한 것들이다. 우리는 그 이름을 가지고, 의미,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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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4.12.10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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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님보다 대단치 않는가입을 것 없을 때 옷 주는 예펜임금님보다 대단치 않는가△종교의 문턱 애니미즘인류학자 타일러(Tylor)는 애니미즘(animism)이란 종교로 넘어가기 직전의 단계(liminality)로, 흔히 문턱(threshold)이라고 했다. 애니미즘은 정령(spirit)에 대한 믿음이며, 자연 모든 것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하는 현상이다. 애니미즘은 바위·나무·동굴·물·달·태양 등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에 생명이 있다고 믿는다. 인류 초기의 등장한 신앙 형태이며, 범신론적인 세계괸을 형성하면서 우리의 샤머니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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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4.12.0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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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에 나오는 ᄆᆞᆼ근년, ᄆᆞᆼ근놈불의 색 ᄌᆞᆫ작지와 훍은작지 곁에 있어 모르는 아름다움 아름다움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아름다운 것과 늘 같이 사는 사람들은 자기 얼굴을 자기가 스스로 볼 수 없는 것처럼 그 대상의 아름다움을 잘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누구나 자신의 경험이 고유한데 우리는 그것을 우습게 아는 경향이 있다. 미를 보는 눈은 안목이 필요하며 안목을 키우려면 미적 경험이 필요하다. 사람마다 경험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자기의 인생은 곧 자기의 다양한 경험으로 완성되었다는 사실이다. 이것을 우리는 아비투스(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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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4.11.2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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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몸과 우주의 원소 동일영혼도 바다를 건너야 하는 섬고향언덕에 세운 슬픈 기념비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나는 존재한다-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두번은 없다'중에서)△모두가 어디론가 떠날 것이다우리는 여전히 시간 앞에 무력하다. 우리의 삶이 어제의 일 같은데 벌써 머리에 서리가 내렸으니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한 시간이 점점 과거가 돼가고, 기억이 가물거리다가 세대가 바뀌면 단단한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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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4.11.19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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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번째 올레 종류 추가 돌 때문에 그물 대신 낚기로 해방감보여주는 해저풍경도올레란 토착인들에게 하나의 상징적인 기억이자 향수일 것이다. 올레가 주는 의미와 어감은 금방 고향집의 이미지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지난 연재 7회차에 제주올레 다섯 가지를, 집올레·바당올레·산담올레·당올레·용궁올레라고 했는데 이번에 다시 올레를 하나 더 추가하여, '궤기올레'를 여섯 번 째로 말하고자 한다. △물고기가 다니는 올레 궤기는 괴기, 즉 고기의 제주어이다. 궤기에는 육상 동물인 돼지 궤기, 쉐궤기, 말궤기(몰퀘기) 등이 있고, 바다 동물에는 바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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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4.11.1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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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할 수 없이 큰 존재의 독창성기획자와 제작자 신분사회의 슬픔잃어버린 탐라풍의 정신사적 상징△스타일 풍(風)이라고 하면 작품에서 어떤 모양이나 유형을 말하는 스타일이 된다. 작풍(作風)은 화가 자신이 그리는 솜씨, 화가 자신의 형식이 패턴화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겸재 화풍이라고 하면 겸재 자신이 그린 형식이거나, 아니면 그 화풍이 사회적으로 반향을 일으켜서 누군가 겸재 정선을 추종한 스타일을 말할 수도 있다. 김남길 화풍하면 김남길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고스란히 간직한 그의 원작 스타일의 기원이 된다. 원래 화가 이름의 화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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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4.11.05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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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현실재현의 기술수단초상화에서 초상사진의 시대 식민지 상태를 알려주는 매체 △카메라의 발명사진은 공간의 시간적 기록이다. 어떤 대상이 있다면 현재의 그 순간을 이미지로 담아낸다. 대상은 순간 포착된 이미지만을 남기고 다시 시간 속 공간으로 여행하게 된다. 사진기록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살아 움직이는 일상을 피사체로 고정하는 수단이 카메라의 핵심 역할이다. 기본적으로 사진이 탄생하게 된 배경은 현실에 존재하는 대상의 복제였고, 대상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는 사실은 가히 혁명적인 일이었다. 나다르(Nadar, 18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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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4.10.29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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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백록 장수사상 으뜸 장수염원이 만든 별의 상징복숭아 나무 귀신 쫓는 의미 △제주의 수노인도 진성기 채록본 서귀 칠성당 본풀이에서 남극 노인성은 '노인성', '노인대성'으로 나타나며 수명을 주는 별로 관념되고 있다. 또 굿 첫머리에 부르는 초감제에도 '노인성'. '남방에 노인성', '남방국의 노인성'이 여러 별들과 함께 언급되고 있다. 한라산이 남극노인성을 볼 수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제주 '수노인도'는 수묵에 연한 청색으로 부분 채색이 돼 있고, 손에는 곧은 지팡이를 들고 있다. 구름 위에 서 있는 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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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4.10.22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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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 양성소 교방 제주 장춘원관노비에서 뽑는 악공과 기생시로 쓴 특별한 제주 기생이름△교방(敎坊)기생이 처음 등장한 것은 중국 한(漢)나라 무제(武帝) 때 군영(軍營) 안에 기방(妓房)을 설치해 놓고 군사들 가운데 아내가 없는 자를 위로하였는데 이른바 삼반인(三叛人)이 이것이라고 했다. 당시 기생은 전쟁을 수행하는 병사들을 위한 성노예가 된 것이 기생이라는 이름이 쓰여진 처음"이라고 한다. 물론 그 이전에 오나라와 월나라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을 때 월왕(越王) 구천(句踐)이 음란하고 죄를 지은 과부들을 모아 산 위에서 놀면서 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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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4.10.1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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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 기원 양수척과 사치노예가장 낮은 천민 신분 성노예유교 윤리에 숨겨진 인권유린△전쟁의 노예매음(賣淫)의 봉건적인 형태를 관기(官妓)로 보아, 계급적 분화를 전쟁 포로에서 찾는 것은 오래된 관점이다. 갑골문 '아이동(童)' 자는 포로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한 눈을 찔러버리는 자형이고, '해(奚)'자는 한 성인 남자 혹은 여자의 목을 줄로 묶어놓은 모습이며, 때로는 다른 손 하나가 줄의 한쪽 끝을 끌고 있는 자형이다. 전쟁 포로의 한 모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쟁의 목적은 상대방을 굴복시켜 자신의 생존을 보장 받으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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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4.10.0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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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뜻 돼지고기를 즐겨 먹었기 때문 평화 안전하게 담으로 둘러친다는 뜻용궁올레 힘든 현실 상상의 유토피아△집(家,宅)의 의미우주(宇宙)의 차원에서 보면 '우리'의 집은 지구이다. '우(宇)'는 지구의 사방과 상하(上下)를 말하는데, 곧 하늘이 만물을 덮은 형상이니까 마치 집에 지붕이 있는 것과 같아서 하나의 공간적인 개념으로써 '하늘'을 말하는 것이다. 주(宙)는 옛날에서부터 지금까지 말하는 것이고, 또 현재에서부터 앞으로 올 무한한 지구의 나이를 말하는 시간적인 개념이다. 지구 안에서는 제주도, 여기 '우리'의 집, 그 집에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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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4.09.2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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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도적의 섬에서 켈파트로진도에서 1차 난파 후 제주표착 조선 탈출 고향 암스테르담 도착 △도적섬, 켈파트 포르투갈 선박이 한라산을 보면서 동쪽 일본으로 곧바로 향한 까닭에는 16세기에는 이미 제주도가 '도적의 섬'이라고 소문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조선은 바다를 해금 지역으로 통제하면서 작은 섬들은 그대로 비워두는 공도(空島) 정책을 시행했고, 수평선 안으로 어떤 선박도 들어올 수가 없게 만들어 한 번 조선에 들어온 서양인은 다시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갈 수가 없었다. 켈파트는 17세기 서양에서 제주도를 불렀던 이름이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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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4.09.10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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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서양인들 관문 제주도동으로 오는 유럽의 팽창주의박연 고향 드레이프시 동상 눈길△최초의 서양인무슨 일을 했든 최초라는 말을 들으면 이상야릇한 호기심이 간다. 최초로 조선에 온 서양인은 누구였을까. 앞 순위 세 명의 서양인들, 황당선을 타고 제주도를 거쳐 온 사람들 말이다. 첫 번째는 배가 난파된 마리니, 두 번째는 배의 식수 고갈로 물을 뜨러 내린 박연과 두 명의 선원, 세 번째는 대만에서 일본 나가사키 데지마 상관으로 가다 난파된 하멜 등이 그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가 제주에 표착해 조선으로 왔다는 것이다. 첫 번째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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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4.09.0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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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도 생존에 필요한 도구척박함보다 수탈에 힘겨운 섬삶의 목표 더 잘 살 사는 것△돌섬에 왔던 두 사람조선 중종 때 형조판서였던 제주유배인 충암 김정(1486~1521)은 지금으로부터 503년 전 누구보다도 먼저 제주도 돌에 대한 느낌을 피력한 사람이었다. "3읍(제주목, 정의·대정현) 모두는 한라산 기슭에 있으므로 산길이 험악하고, 자갈이 많아서 평지가 절반에도 못미치니 밭을 가는 자는 마치 물고기 배를 가르는 것 같고, 땅이 평탄하고 넓은 것 같으나 멀리 바라보기 어려우니 굴렁지고 튀어나온 곳이 있는 까닭이다. 집 둘레는 돌담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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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4.08.2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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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 마을의 파도 막는 방파제 역할여가 없는 포구로 침략하는 왜구들 최초로 여(礖)를 그린 화가 김남길보이는 것은 있는 것,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은 아니다. 공간은 시간 속에, 시간은 공간 속에서 둘은 하나가 된다. 사물과 변화, 우리에게 세월은 그것이 하나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여(礖)의 모습"바다가 죽어부난 옛날처럼 생물도 어서(없어)~." 늙은 잠녀가 여를 보면서 하는 말이다. 가까운 바다가 죽었다(비었다). 먼 바다도 문명에 휩쓸려 점점 죽어간다. 생물은 살아있는 것이다. 늙은 잠녀는 바다를 생물이라고 생각했다.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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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4.08.20 1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