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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나는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에 몸부림쳤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 녹록치 않은 현실과 이를 거부하지도 용인하지도 못하는 어줍은 자신으로부터 일탈하고 싶은 충동 때문이었다. 그러나 언제나 떠나보지도 못하고 그냥 주저앉았다. 아니 주저앉았다기보다 내 스스로 떠나지를 않았다. 하찮다 무시했던 소소한 일자리와 나를 귀찮게 했던 아이들과 관심이 없냐며 툴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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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9.12.2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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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운전이 일상화 되어 있는 요즘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식당이나 호텔 같은 데서 주차요원을 따로 배치하여 자동차를 운전하고 온 고객을 위해 주차를 대신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예가 적지 않다. 이러한 형태의 주차대행 행위를 흔히 '발렛파킹'(valet parking)이라고 부르는데, 가끔 주차요원이 주차를 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사고를 내는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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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9.12.2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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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를 재운 후 쌓아둔 설거지와 빨랫감을 정리하니 시간은 어느 덧 자정이 가까워졌다. 이 시간이 되면 몸과 마음의 긴장이 확 풀리면서 뽑아놓은 티슈처럼 흐물거리게 된다. 엔돌핀 충전을 위해 TV를 켜고 예능 프로그램을 찾아 리모컨을 열심히 눌러댔다. 순간 멈춘 TV화면 속에서는 하프 마라톤 완주에 도전해서 뛰고 있는 연예인들이 보였다. 그들은 프로그램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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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9.12.2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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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이달초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오창수 교수님으로부터 변호사실무연수와 관련해 유언법의 쟁점과 판례에 대한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 중 망인의 유체인도와 관련된 판례 하나를 소개할까 한다. 사건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망인은 법률혼 처 사이에 3남 3녀의 자녀가 있고, 사실상 배우자와 사이에도 1남 2녀의 자녀를 둔 상태에서 사실혼 배우자와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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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9.12.16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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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재미있는 프로젝트가 제주에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현재의 십자형교차로를 신호등이 없는 회전교차로로 전환한다는 것입니다. 회전교차로의 상징적 의미를 더하면 평화의 섬이며 관광도시인 제주에 어울리는 제안이라 생각합니다. 이 제안에 대한 생각을 해보기 위해 도로에 대해 한번 이야기할까 합니다. 도시는 예부터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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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9.12.15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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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가끔 듣습니다. 그러나 그 '예전'이 어떤 것인지 저는 잘 알지 못합니다. "달라져야 한다"는 뒤따른 말도 듣기 거북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따위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현재로부터 과거를 분리시킬 순 없습니다. 그러나 지난날을 현재에 덮어씌워 그것을 정형화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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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9.12.09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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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남녀 간의 성적 사생활에 대한 형사 처벌법규에 관하여 중요한 결정을 잇따라 내놓았다. 간통죄에 관하여는 위헌이 아니라고 하고, 혼인빙자간음죄에 관하여는 위헌이라고 하였다. 간통죄 위헌소송은 유명 연예인 옥모씨가 당사자이어서 국민적 관심사가 되었다. 그 전에는 재판관의 압도적 다수가 간통죄에 관하여 위헌이 아니라고 하였었다. 우리 사회의 성문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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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9.12.09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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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성탄카드를 받았다. 성탄절보다 보름 일찍 도착한 카드 안에는 "감사합니다. 즐거운 성탄절을 기원합니다. 카푸쿠." 라는 서툰 이국어가 적혀 있었다. 나는 그 두 줄 뿐인 문구를 읽고 또 읽었다.카푸쿠는 아프리카 콩고에 사는 작은 소녀다. 내 서랍 속에는 그녀가 보낸 성탄카드가 두 장 더 있다. 매년 성탄절마다 빠지지 않고 보내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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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9.12.08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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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사망으로 상속이 개시되면 망인(피상속인)의 재산상 권리·의무는 모두 포괄적으로 상속인에게 승계된다. 피상속인의 적극재산뿐만 아니라 소극재산인 채무도 승계되는 것이므로 특히 피상속인이 적극재산보다 소극재산(채무)을 더 많이 남긴 경우는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예를 들어 갑이란 사람이 재산은 한 푼도 남기지 않고 수억원의 채무만 남긴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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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9.12.02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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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현안에 대한 기획 취재와 집중 조명이 필요한 내용을 선택하여…기사의 즉시성과 현장성도 중요하지만 보다 심층적인 취재를 통한 사회현안에 대한 접근이…" 이상은 지난 11월 독자위원회에서 한 위원이 '향후 제민일보가 다룰 수 있는 내용'으로 제시한 의견입니다. 비록 소박하지만, 거기에 제민일보가 나아갈 방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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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9.12.02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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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대통령 직속기관인 미래기획위원회는 저 출산 대응정책이라며 '만5세 조기 취학' 안을 내놓았다. '만5세 조기취학이라니?'뉴스를 시청하는 순간, 정부는 정말 저 출산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나 대응방안에 대해서 한번이라도 제대로 생각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게다가 그 정책을 내놓으면 가계의 사교육비가 절감된다고 하니 정말 어이가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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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9.12.01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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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무원들의 직무상 범죄에 관한 기사를 자주 접하곤 한다. 그러나 밑에 소개하는 사례의 경우는 여타 공무원 범죄와 달리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생각되어 같이 고민해보자는 차원에서 소개한다. 허위공문서작성 및 동행사 그리고 업무상횡령죄로 기소된 공무원들이 있었다. 그 기소내용을 보면, "공무원들은 당시 소속 시장의 출신지역 4개 마을에 전년도 재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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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9.11.25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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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에는 아직도 '회의기사'가 많습니다. 많을 뿐만 아니라, 대개가 비중있게 다뤄집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회의기사'는 각종 세미나 등을 비롯하여 일종의 강연회도 포함됩니다.'회의기사'를 비중있게 다루는 것을 무조건 나쁘다고 탓할 수만 없습니다. 그것을 충실히 보도하는 것도 신문의 몫입니다. 그걸 소홀히 하면 게으르다는 말을 듣습니다.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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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9.11.25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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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에 책을 냈다. 「바람의 섬에게 길을 묻다」라는 수필집이다. 문단 데뷔후 세 번째 산고를 치른 셈이다. 책의 깊이나 문장력의 높고 낮음을 떠나 솔직히 나에겐 쉽지 않은 일이었다. 발간회도 열었다. 나를 아끼는 몇몇 선후배 문우와 가근한 이웃들을 초대해 음식을 나누고 새로운 책도 선보였다. 쉽지 않기는 이 또한 마찬가지였다. 아니 어쩌면 혼자 고민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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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9.11.24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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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소설가 신경숙씨의 소설집 제목이다.나는 신경숙 그녀의 소설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아마 소설을 읽는 여자들이면 누구나 그녀의 글맛을 좋아하리라 생각한다.조곤조곤 잔잔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그녀의 글을 읽어 나가다보면 어느새 책 가운데 주인공은 그녀가 풀어놓은 이야기 속 인물이 아니라 책을 읽는 내가 그녀의 소설 속에 들어앉아 이야기를 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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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9.11.2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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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서귀포 걸매생태공원 주차장에서는 작은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예술과 벼룩시장을 혼합한 서귀포예술벼룩시장의 시작이었습니다. 그후 열아홉 차례 진행된 서귀포예술벼룩시장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순수예술과 시민과의 가교 역할입니다. 너무나 멀게 느껴지는 예술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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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9.11.23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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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9개월 된 딸아이를 키우며 삶의 가치들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나름대로의 해답을 얻고 있다. 그런데 해답은 없고 오직 의문에 대한 다짐만 한 보따리씩 둘러메고 있는데 최근의 의문과 다짐이 바로 한결같음, 즉 일관성에 관한 것이다. 한결같음! 참 어렵고 힘든 삶의 자세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사람들은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도 같은 마음을 감추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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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9.11.2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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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란은 지난주 제민일보의 '기획/제주경제의 젖줄 물 산업'을 '지하수 보존'측면에서 살펴본 바 있습니다. 오늘은 그 연장선상에서, 지면관계로 그때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마저 하고자 합니다.우선 '물 산업'의 '산업성'에 관한 문제입니다. 제민일보는 동 기획을 연재하면서 "…제주를 먹여 살릴 지속가능한 물 산업의 비전&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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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9.11.18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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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 갈수록 쉬운 일보다는 어려운 일이, 간단한 일보다는 복잡한 일들이 더 많다는 걸 느낀다. 그럴 때마다 '아, 이래서 어른들 말씀이 젊을 때가 좋은 거라고, 어릴 때가 좋은 거라고 하시나!' 하는 생각이 든다.얼마 전 딸아이의 첫 돌을 치렀다. 집들이 겸 집에서 돌을 치르기로 했다. 지나고 보니 그 결정을 참 쉽게 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만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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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9.11.17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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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의 '기획/제주 경제의 젖줄 물 산업'은 방대합니다. 양적인 면에서도 그렇고, 질적인 면에서도 그렇습니다. 단일 주제의 기획으로선 극히 드문 일입니다.지금 진행 중인 제1부는 '물의 산업화'를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9월21일자 첫 회에서 밝혔듯 "청정지하수와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산으로 제주를 먹여 살릴 지속가능한 물 산업의 비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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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9.11.11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