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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념은 감각지각의 인상들 유럽중심주의 1492년 이후박해받는 종교에서 국교공인△유럽중심주의데이비드 흄은 인상과 관념을 구분한다. 그가 말하는 인상은 강렬하고 생생한 지각으로서 시각과 청각과 같은 직접적인 감각 지각들은 외적 지각의 인상이며, 그리고 감정이라고 부르는 즐거움이나 증오와 같은 심리 경험들은 내적 지각의 인상이라고 한다. 나아가 흄은 외적, 내적인 인상을 관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기억이나 상상력이 만드는 어떤 이미지들의 총합이 곧 관념이 된다. 따라서 모든 관념은 그런 인상의 작용 없이는 절대 생겨나지 않는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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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5.07.0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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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지는 대정현 봉수군과 연군공업용 연료 일본 석탄을 운반 증기기관 등장 사라지는 수공 △석탄을 운반선 러시아 상선아시아의 근대는 청나라와 조선을 둘러싼 열강들이 마치 늙은 사자를 향해서 달려드는 하이에나와 같았다. 조선의 최남단에 있는 섬 제주에도 서서히 세계 체제속으로 젖는 줄 모르게 잠기고 있었다. 19세기에 유독 화순포 해안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이양선을 감시하느라 긴장감이 돌았다. 용머리 언덕에 있는 저별봉수의 봉수군과 산방연대의 연군들은 연일 계속되는 근무로 인해 피로가 극에 달했지만 쉴 틈이 없었다. 188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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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5.06.2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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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노선상에 있는 화순항 동아시아 허브 상하이 오송항부산-나가사키 해저전선 개통이번에는 미국의 공선이 화순포에 왔다. 변방의 파수꾼들은 여전히 분주할 뿐 이들이 왜 화순포에 나타나는지를 알지 못했다. 동아시아 정세가 시시각각 변하고 있었지만, 이곳 제주에서는 프랑스, 영국, 러시아, 일본, 미국 배들이 왜 점점 자주 오는지 이유를 제대로 알기에는 세상 물정이 어두웠다. 1883년 10월 27일 오후 6시에 동남쪽 바다로부터 1척의 미변선이 화순포 앞바다 10리쯤 되는 거리에 돛을 내리고 정박했다. 대정현감 김규임(金圭任)은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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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5.06.1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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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현 해안 표착지로 유명제주도 동아시아 항로 중앙 홍모인 해적 상인 은전 탈취△미변선이 들끓는 제주도 모슬포와 화순포 해안외국 배를 부르는 용어를 보면, 미지의 외국배를 황당선이라 하였고, 다음에 서양 배 일반을 가리키는 말로 이양선, 그리고 국적을 알 수 없는 배를 미변선이라고 하여 정체불명의 외국배들을 말하는 역사적 순서이다. 언어도 시대에 따라 생성되고 변형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범천포(화순포) 해안은 예로부터 배들의 표착지나 피항지로 유명했다. 한라산 서부지역의 지형이 산방산을 중심에 두고 오른쪽으로는 마치 용의 머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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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5.06.1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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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선의 다른 말 미변선 민족주의가 만든 제국주의무역 자본주의 세계화 시작 △자본주의 최초의 다국적 기업 두 동인도회사이양선은 자기 해역에 나타난 국적을 모르는 외국배를 말하는 데 미변선, 즉 어디 배인지 분별이 안 되는 배를 말하는 것이다. 19세기가 되면 조선과 제주의 바다가 점점 시끌벅적했다. 프랑스 대혁명 이후 1830년대에는 유럽에서 자유주의와 민족주의 열풍이 확산하면서 새로 독립하는 국가들이 늘어났다. 그러나 조선은 여전히 중국의 소국에서 깊은 잠에 취해 있었고, 그 밤 중에도 제국주의 열강은 경쟁적으로 동아시아에 진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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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5.05.2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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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는 염라대왕의 심부름꾼공동체를 안정시키는 비보풍수변하는 세상 사상의 영원 없어△거욱이란거욱은 거오기, 가마귀, 걱대, 거욱대, 탑, 답, 액답, 하르방, 메조제기(강영봉외, 2023:220) 육지에서 거리탑, 거리제탑, 가리제 잡숫는 탑(이필영,1994:303)이라고도 한다. 액을 막는 비보풍수나 복을 부르는 탑의 일종이다. 거욱에 대한 정의를 보면, 마을 변두리의 미곤방이 빈 곳에 쌓은 축조물로서 마을의 빈곤을 막기 위한 것(박용후, 1988:81), 거욱대는 돌이나 나무 따위를 사람 형상으로 깎아 세운 것(제주어사전,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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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5.05.2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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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불안과 공포 무의식의 터부 만들어믿음과 의례 한 사회 공동체 안에서 신봉돼 화강암에 나타나는 구상풍화와 타포니 신기△바람은 불안과 공포의 원인바람이 가장 먼저 쓸고 지나가는 최남단 마라도 뒷섬 가파도는 바람을 가장 무서워하는 섬이다. 환경이 사람의 의식을 지배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파도의 지리학적인 조건이 사람들에게 무의식적으로 불안한 마음이 들게 하고, 그 불안은 곧 공포의 관념으로 변한다. 바람이 불면 파도가 커져서 섬을 집어삼킬 듯하고 바다를 본업으로 삼는 가파도 사람들은, 바로 공포의 바람이 되는 것이다. 바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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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5.05.1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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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풍과 싸워야 하는 민초작은 섬 용천수 신기해종교 든든한 믿는 구석△누가 엘리트를 만드는가 그 어느 때보다도 지금 우리는 정신적인 고통과 함께 경제적인 어려움을 동시에 겪고 있다. 극히 정상적인 일상이었던 우리 삶 한가운데에 이상한 악풍이 덩어리로 일어나는 뭉뚱놀이 몰아치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자본주의 파시즘 무리가 뭉뚱놀이 돼 말 그대로 파도를 뭉쳐 조용한 섬에 연속적으로 달려드는 모양새다. 가파도처럼 해발고도가 20m 밖에 안 되는 변방의 구석진 섬이, 사람으로 말하면 돈도, 빽도 없고, 몸도 작은 체구여서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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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5.05.06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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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위기를 타는 약소국무서운 일본 식민지 어업경영가파도 제주 전역 창고 설치 △러일전쟁 이후 제주도 바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 이후 거의 십 년 단위로 큰 전쟁을 치렀다. 이에 일본 군국주의자들과 국민들은 내심 열광하고 있었다. 전쟁은 어느 것보다도 결과가 확실하여 승리를 통해서 자국 국민에게 자긍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고 나라의 경제적인 이익도 빨리 얻을 수 있어서 점점 더 전쟁의 유혹으로 빠져들어 갔다. 유혹이 센 만큼 일본은 군사력 증강에 노력하여 우수한 무기와 잘 훈련된 군대를 유지하였다. 19세기 말 급변하는 동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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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5.04.2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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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부터 사람 살던 작은 섬일본인 식량 고구마 가파도 전파늘어나는 제주 해양자원 약탈△가파도의 인구지리학자 우락기는 1962년 가파도 인구를 1080명이라고 했지만 1985년 9월 18일 가파리민이 세운 가파도 개경 120주년 기념비에는 가파도 인구를 1962년 현재 호수를 212호에 1036명이라고 다르게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사료로 볼 때 우락기의 기록은 1962년 8월에 가파도 현지 조사 결과라는 점을 밝히고 있어서 1985년 기록보다는 신빙성이 더 높다. 이후 가파도 인구 동향을 보면, 1974년에 912명, 2000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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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5.04.22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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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부족 섬 비워둔 정책물이 부족하여 담수화시설천명 넘은 적 있는 인구 △섬을 비워두는 정책섬을 비워두는 공도정책은 원래 고려말에 한반도 연안을 노략질로 어지럽히는 왜구들 때문에 시행됐다. 고려 원종 12년(1271) 왜구가 거제도를 공격하자 고려 조정은 거제도 백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내륙 지역의 거창과 진주로 주민들을 이주시키고 거제도를 비워뒀다. 섬을 지킬 군사들이 부족해 섬 자체를 그냥 비워두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개국한 조선은 이 공도정책을 더욱 강력하게 시행했다. 조선의 공도정책은 태종 3년(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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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5.04.1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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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 지느러미만 청나라 수출도미 귀한 줄 모르는 조선인일본 어민 모슬포 살인 만행 △남해로 몰려드는 일본어선들1886년 일본 어민들은 어선 220척을 이끌고 경상도와 전라도의 연안 지역을 침탈하여, 일본인들이 선호하는 도미와 상어와 전복을 잡았는데 1년 동안에 잡은 어업 수익은 무려 20만원이었고, 경비 4만원을 빼며는 16만원의 이익을 남길 수 있었다. 1882년 재조선국일본인민통상장정이 체결된 지 4년 되는 시점이었다. 일본 어민들은 특히 상어를 잡으면 지느러미만떼어내어 중국 요리 재료로 수출하려고 지느러미 이외의 부위는 바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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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5.04.0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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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서구를 반면교사로 삼아비양도 처음 잠수기어업 시작어업담당자 개화파의 김옥균 △세계에서 처음 0% 무관세 조일수호조약국력이 미약하면 함포를 앞세운 힘에 굴복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낀 일본은 서구에 대해 속으로는 열불이 났지만, 당시 자국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다고 판단하여 우선 자력을 키우기로 했다. 하여, 몰려드는 서구와 불평등 조약의 이행은 최대한으로 미루고, 반면에 하루빨리 그들의 지식과 과학기술을 배워 무기와 장비를 갖추고 서구에 대응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특히 사쓰마번(현재 가고시마현)과 조슈번(현재 야마구치현)은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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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5.04.01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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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척으로 유린된 조선페리 모방 강화도 침탈남해 제주바다 개방 돼△국가도 생명과 같다"국가의 생명은 인간의 생명과 같다". 몽테스키외의 말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생명이 위협을 받을 때는 스스로 방어를 하며 국가도 위협을 받게 되면 자기보존을 위해서는 무력을 행사할 권리가 있다. 페르낭 브로델은 근·현대 '한반도를 일본열도, 만주, 시베리아, 중국에 둘러싸인 독특한 전략적 위치의 희생양이 되었다'라고 말한다. "예나 지금이나 강대국은 자신들이 하는 일은 무엇이든 정당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지정학으로 볼 때 일본은 한반도를 중국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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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5.03.2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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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산업혁명 자원 확보태평양의 고래잡이 관심중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현재는 미래이며 과거가 되지만 과거는 다시 현재에 되살아난다. 역사는 얼굴을 바꾸는 것 같아도 그 의미는 바뀌지 않고 다시 되풀이된다. 누군가 자작자수라고 했다. 그래서 역사는 자기 행동에 대해 언젠가는 꼭 되돌려주는 가혹한 심판자가 된다. △미국의 일본 개항 모든 산업화는 문명의 새로운 얼굴이 된다. 농경사회에서 새로운 기계 문명의 도래가 있었는데 어떤 나라의 산업화도 단순히 하나의 경제적 현상에 그치지 않으며, 이미 새로운 기술 시대를 열어간다. 그렇지만 새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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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5.03.1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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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은 선선이 지켜생물 생존 선택지 줄어제주 이동철새 월동지인간의 미래는 점점 불안한 것은 행복한 인류세의 대가라고 할 수 있다. 인류세는 산업혁명 이후 편리함과 화려한 생활을 가져다주었지만 그것에 따르는 생태환경은 짙은 어둠을 안겨주었다. 우리는 지난 역사에서 다섯 번의 멸종을 겪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 지금 여섯 번째 멸종 위기 앞에 선 우리는 생존의 선택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세계는 위기 앞에서 조금이라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곳곳에서 자원과 영토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늘 핵 위험의 공포가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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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5.03.1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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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조약 후 해양침탈 일본 나잠, 섬에서 성행세계화 문제 언어의 교란 △나잠(裸潛)이라는 언어의 역사적 배경나잠이라는 말은 일본인이 처음 사용한 말이다. 강화도 조약 이후 19세기 말에 나잠업이라고 하여 한반도 남해안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일본인 잠수기 어업과 함께 등장한 말이다. 나잠은 일본이 일제강점기 이전 조선의 바다를 식민지를 위한 보물창고로 여겨 일본의 서쪽에 있는 바다를 정원으로 삼아 강제 조약을 맺게 하여 조선 해양 침탈 때 용어로 썼다. 나잠업은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산업혁명으로 기반을 잡은 일본이 19세기 말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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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5.03.04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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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망먹다 밥을 물에 말다 좀녀질은 비하된 직업표현 잠녀의 전복 관리들 표적 △좀녀(潛女)라는 용어의 기원에 대해 좀녀는 물 속에 들어가 전복이나 소라, 성게, 미역 등의 해산물을 따는 여인을 말한다. 중세어 발음으로는 좀녀이고 한자어로는 잠녀(潛女)이고, 제주식 발음으로는 '좀녜'가 된다. 좀녀, 잠녀, 좀녜, 좀수 모두 바다에서 잠수하는 같은 여인을 말한다. 잠녀는 바닷물에 잠겨서 해산물을 따는 작업을 한다, 좀녀의 어원을 보면, 좀기다+여인의 합성어이다. 좀기다(潛·沈)의 어원으로 '좀다'가 있다. '좀다'는 고어(古語)로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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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5.03.0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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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호적지로 필요한 종이 중국에서 인기 좋았던 한지종이재료 닥나무 심어 관리 △섬에서 귀하디귀한 종이제주도에서 귀한 것 다섯 가지를 말할 수 있는데 아마도 쇠·옷감·쌀·종이·소금일 것이고 부차적으로는 문방에 관한, 붓·먹·채색 물감이지만 대체로 제조품이 부족했다. 제주 특산물로는 대나무로 만드는 양태, 말총으로 만드는 망건, 그리고 조선 최고의 미역, 말, 해산물 등을 제외하고는 대개의 생필품 공급이 매우 어려웠다. 특히 종이는 여러모로 용도가 다양해 매우 귀하게 취급됐다. 제주도 종이에 대한 기록은 영조 때 유배인 아버지를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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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5.02.1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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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따라 다른 육지 가는 뱃길 포구 선창은 원래 성창 일컬어화북포 영송정 1841년 폐지△별도포를 오가는 사연화북포는 이전에 별도포로 불렀다. 조천포와 더불어 조선시대 제주 최고의 관문 중 하나였다. 1450년 「세종실록지리지」에는 '별도 봉화'로 나오는 것으로 보아 별도가 화북의 옛 이름인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별도포는 조선시대 조천포와 더불어 전라남도 해남, 영암, 강진을 잇는 항로로 육지와 직선거리로 가까워 각광을 받았던 곳이다. 별도포라는 말은 금남 최부(1454~1504)의 「표해록」에도 나온다. 당시 추쇄경차관 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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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미술평론가
2025.02.04 1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