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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진료에서 잠시 벗어나서 바라보는 남쪽 한라산의 풍경은 참으로 여유로운 가을의 모습입니다. 어지러운 세상 이야기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형형색색 가을 단풍을 뽐내는 모습은 일탈을 꿈꾸는 현대인의 내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합니다. 인간이 사회를 떠나 지낼 수는 없지만 평상시와 다른 모습으로 변화를 꾀하는 것은 반복되는 일상을 좀더 활기차게 해보려는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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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3.11.0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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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정말 잊지 못하는 15살의 소녀환자가 있다.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하던 환자인데, 볼 때마다 늘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워하는 환자였다. 스페인 계통으로 대체적인 외모는, 손은 안쪽으로 휘어지고 손목 부분에서부터 손가락까지 가늘어져 어떤 물건을 잡기가 무척 어렵다. 발은 뒤쪽으로 휘어지고, 걷는 것도 불가능해 기어다니면서 이동하는 것이 고작이다. 게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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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3.10.29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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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이 발생하였을 때 제3자가 개입하면 분쟁이 잘 해결될 수 있다. 아무래도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는 중간에서 공평한 타협안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근래에는 법원은 말할 것도 없고 환경분쟁이나 의료분쟁, 노사분쟁, 언론보도에 따른 분쟁 등 법원 외의 분쟁해결절차에서도 이런 제3자의 개입에 의한 분쟁해결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일반사회에서는 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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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3.09.03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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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감증명서를 떼어주는 것은 믿음을 주는 것이다. 즉 상대방에게 자기의 모든 것을 믿고 맡기는 것이다. 인감증명서를 떼어주고 난 뒤에는 다른 말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때 종전 소유자가 이것을 주어야 진짜 부동산을 매도한 것이 되고, 은행에 가서 연대보증 할 때도 이것을 첨부해야 진짜 보증을 한 것으로 되는 것이다. 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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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3.08.20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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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수막염이란 뇌막이나 뇌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병으로 80∼90%는 바이러스성이다. 특히 7∼10월께 장(腸) 바이러스 감염이 유행하는데 발열 및 목과 배가 아프거나 설사가 나며 때로 결막염 증세를 보여 감기 증세와 비슷하게 보이나, 심할 경우 뇌수막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때 두통과 구토, 복통, 가끔 피부에 발진이 동반되고 아이가 처지고 잠만 자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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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3.08.12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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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제 폐지니 성의 자유 선택제니 해서 호적제도와 더 넓게는 친족제도 전반에 대한 갑론을박이 시끄럽다. 우리 민법이 그동안 수차의 개정을 통해 부인과 딸들에 대한 재산상속상의 불평등을 제거하고 여자도 호주가 될 수 있게 하는 등 많은 변화를 해 왔는데, 이제는 막다른 길에 다다른 것 같다. 예전에 부모가 자식을 포기하려는 극단의 선택을 할 때 자식에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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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3.08.0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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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자가 다른 제3자에게 돈 받을 것이 있을 경우 채권자는 채무자가 제3자에게 받을 돈을 대신 받는 방법으로 자기의 채권을 변제받을 수 있다. 여기에는 2가지 방법이 있는데 전부명령과 추심명령이 그것이다.전부명령과 추심명령을 받으려면 먼저 채무자에 대하여 확정판결을 받아 두어야 한다. 그 전에 채권가압류를 해서 제3자(이를 제3채무자라 한다)가 채무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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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3.07.30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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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인들이 쓰는 법 격언에 ‘소유는 임차를 깨뜨린다’는 말이 있다. 물건의 소유권을 취득한 새 주인은 종전 주인으로부터 임차한 사람에게도 그 물건의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 민법의 근본이기도 하다. 임대차는 이처럼 법적 효력이 약하기 때문에 토지의 경우 지상권·전세권을, 건물의 경우 전세권을 설정받거나 임차권을 등기하여야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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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3.07.23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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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돈받을 채권이 있는 사람으로서야 채무자 소유의 물건을 자기 소유로 일단 해놓았다가 빚을 받은 뒤에 소유권을 되돌려주는 것보다 확실한 담보는 없을 것이다. 이를 이름하여 양도담보라고 하는데 담보의 목적으로 물건의 소유권을 채권자에게 양도하였다는 뜻이다. 양도담보가 성립하면 채권자와 채무자의 내부적 관계에서는 여전히 그 소유권이 채무자에게 속하지만 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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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3.07.16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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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전 속에 죽은 듯이 숨어 있다가 외환위기 이후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이 또 하나 있다. 이른바 사해행위(詐害行爲)라는 것이다. 남들에게 빚을 진 사람이 재산을 처분하고 그 결과 남은 재산만으로는 빚을 다 갚을 수 없게 된 때에 그의 채권자가 채무자와 그의 상대방인 제3자 사이의 매매나 증여 등 처분행위를 취소하고 그 재산을 다시 채무자 명의로 돌려놓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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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3.07.09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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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경우 이름이 바뀌든 대표이사 등 임원이 바뀌든 그 주주가 바뀌든 회사가 종전에 지고 있던 채무는 그대로 유지됨은 너무나 자명하다. 회사가 다른 회사에 합병되는 경우에도 새 회사는 종전 회사의 빚을 그대로 떠안게 된다.그런데 구멍가게를 새로 사서 영업을 시작하게 되는 사람도 종전의 간판을 그대로 둔 채 영업을 하게 되면 회사처럼 가게를 매도한 사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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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3.07.02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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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형제 간이이라도 빚 보증은 서지 말라는 말이 있고, 자기 집 가훈은 남의 빚 보증 안서기라는 사람도 많다. 남의 빚 보증 서봐야 돌아오는 것은 패가망신뿐이라는 이야기다. 보증인이 빚을 지게 되는 주채무자의 사업에 어떤 식으로든 관여를 한다면 모를까 그저 곁에서 구경이나 하는 입장에서 빚 보증을 서게 되면 보증인은 고맙다고는 말도 못듣고, 주채무자가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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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3.06.2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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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도 대물림한다?유교적 전통이 강한 우리 사회에서는 부모의 빚은 자식이라도 반드시 갚아야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부모의 덕과 은혜가 자식에게 대물림되는 것과 맞춰 그 부덕과 채무도 대물림되어야 한다는 도덕률로서, 부모 자식관계를 끈끈한 유기적 일체로 보는 사회의식의 소산이다.우리 민법도 재산상속제도를 인정하고 있거니와 상속되는 재산에는 당연히 소극재산인 빚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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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3.06.18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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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다원화되고 자유스러워지면서 이혼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 우리사회가 딱 그런 상황에 있는데 제주도는 전국에서 이혼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근래에는 팔순 노인도 이혼을 청구하는 것이 심심치 않게 되었다. 그러고 보면 부부갈등은 고부갈등만큼이나 뿌리가 깊고 나이도 없는가 보다.부부갈등이 심하여 도저히 같이 살 수 없다면 차라리 헤어지는 것이 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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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3.06.1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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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과 수로부인 그리고 황진이, 이네들은 서로 다른 신분으로 다른 시대를 살다갔지만 한결같이 후대인들에게 사랑받는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숱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만한 능력의 기저에는 특별한 카리스마가 존재한다. 나는 그녀들의 계보를 잇는 카리스마 넘치는 한 여성상을 제주 설문대 할망에게서 찾고 싶다. 설화 속의 설문대 할망은 대단한 장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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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3.05.2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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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사회에서 가압류와 가처분을 많이 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이것만 해두면 돈 받는 것은 문제없다고 생각하는 경향까지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런것일까.가압류는 금전채권이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채무자의 재산을 임시로 묶어두고 처분을 제한함으로써 나중에 정식으로 판결을 받아 강제집행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가압류를 해두면 그 이후에 그 재산이 팔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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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3.05.0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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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코미디계의 황제라 불리던 이주일씨가 세상을 떠났다. TV를 보면서, 그의 영정 앞에 손을 얹고 절규하는 어느 지인의 모습에서, 내로라 하는 각계 인사들이 고개 숙여 그의 명복을 비는 모습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운집한 영결식장에서 그들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며, 새삼 ‘뒷모습’이란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는 비록 폐암 말기라는 절망적인 판결을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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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2.10.08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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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문명생활을 시작한 이래 계절이나 날씨는 우리들의 일상생활과 매우 밀착해 있다. 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시후(時候)가 인사로 빠질 수가 없고 간단한 대화로도 사용된다. 50여 년 단절된 한민족의 남과 북 당국자들이 접촉할 때도 첫 인사는 으레 날씨가 화두(話頭)를 장식했다. "오랜 가뭄 끝에 귀한 손님이 오시면서 단비를 몰고 오셨네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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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2.09.1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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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서 생태주의의 쉰내가 난다. 어느 단추를 풀러도 내 살덩이 위에 더께처럼 눌어붙은 생태 부스러기를 볼 수 있거니와, 그것이 이 스산하고 탈 많은 계절을 견딜 빌미를 얹어주고 있다. 몇 달 째 그와 관련된 논문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논문은 차치하고서 생태주의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린 것이다. 다시 말해 ‘생태주의’와 나는 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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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2.09.03 1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