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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민속박물관을 47년간 일궈온 진성기 관장(75). 요즘 박물관, 정말이지 화려하다며 대화의 물꼬를 튼다. 진 관장은 번쩍이는 현대식 건물과 잘 꾸며진 실내·외 공간을 바라보노라면 아무리 제주 색 운운해도 제주가 아닌 것 같은 생경한 느낌에 사로잡힌다고 한다. 화려하지 않아도 '고고학 자료와 미술품, 역사적 유물, 학술적 자료 등을 수집&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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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순실 기자
2010.02.2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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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취미가 무엇인가라고 물을때 주저하지 않고 자신의 취미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정말 즐길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삶에 있어 큰 보람이 아닐 수 없다." 남의 취미를 따라하는 것이 아닌, 오로지 나만을 위한 취미 하나쯤 갖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좋은 취미란 때로 삶을 즐겁게 해주고, 어려울 땐 힘이 되어주기도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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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순실 기자
2010.02.2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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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수노루'란 별명의 사나이가 있다. 서재철 사진작가(63)다. 신문사 시절 한라산을 눈 깜짝할 새에 오르내리며 야생의 제주를 촬영, 쓰는 기사마다 족족 특종을 터뜨리는 등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그가 몇해전 폐교에 사진전문미술관을 열며 제2의 인생을 걷고 있다. 제주시 허름한 다방에서 첫 전시회(그룹전)를 연 뒤로 날아다니는 새로부터 땅 속 굼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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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순실 기자
2010.02.0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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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출신 건축가 김홍식은 민가(民家)를 '민중의 생활을 담은 주머니이자 그들의 삶을 휘감는 그릇'이라고 했다. 제주의 민가(民家)인 초가는 이렇듯 오랜 세월 인간과 동고동락해온 주거공간이다. 눈 덮인 초가지붕, 비오는 날이면 처마 밑으로 뚝뚝 듣는 빗소리. 그러나 초가는 이미 사라질 대로 다 사라져 이제 종족 보존 상태에 이르고 있다. 제주 초가는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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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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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소설에서 제시하고 싶은 것은 4·3 그 자체가 아니고 어린시절 내 기억 속에 각인되어 있는 연북정과 만세동산, 그리고 그때 그 사람들의 꿈과 열정이다." 제주 근현대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소설「조천, 1948」의 김시태 작가(71). 4·3에 뛰어든 젊은이들의 이야기「연북정」(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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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5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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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이 두 번 바뀌었다. 제주민속예술의 보존과 계승이라는 취지와 관광자원 육성이라는 명분을 토대로 지난 1990년 3월 2일 탄생했던 제주문화진흥본부 도립무용단(단장 김대희)이 올해로 설립 20주년을 맞는다. '한국 전통 춤으로 손색없는 제주 춤을 정형화하고, 제주 춤의 맥'을 찾아 오늘까지 왔다. 도립무용단은 제주에서 최고 무용 기량과 역량을 갖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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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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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새긴다'는 뜻을 지닌 서각(書刻). 잘 알려져있듯, 서각예술은 서(書)와 각(刻)에 대한 깊은 이해와 함께 색채와 공예적인 감각까지 두루 아우르는 종합예술이다. 또한 조상들의 숨결과 혼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예술이다. '칼끝의 예술혼'으로 일컬어지는 서각예술이 최근 전국적으로 붐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제주에서도 망치와 작은 서각칼 하나로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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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0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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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폭설이 내린 한라산을 무려 12시간을 오르내린 여행자들이 시내의 한 식당에서 늦은 점심과 막걸리 한 잔으로 언 몸과 마음을 녹이는 시간이다. 제주시 삼도2동 감귤농협 4층까지 기어온 바람이 매섭기만 하다. 허름한 사무실들이 옛 대학 동아리방을 떠올리게 하는 그 곳에 '노래세상 원' 사무실이 있다. '창고'같은 사무실은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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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순실 기자
2010.01.0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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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정신의 그릇인 제주어가 점점 사라지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제주어를 지켜야 정신이 지켜질 터인데 말이죠." 몇해전, 고정국 시조시인(62)은 제주사투리 시조 300수로 엮은 시집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작업과정에서 제주어가 지니는 음악성을 발견했고, 제주사투리 시조가 우리민족의 정형시인 3장 6구 12 음보에 짝짝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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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순실 기자
2009.12.2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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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겨울 오일장의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 주변에 번듯한 건물은 찾아볼 수 없는 허허벌판. 상인들이 좌판을 벌인 곳마다 사람으로 북적댄다. 물건을 파는 이와 사는 이 사이에 값을 두고 옥신각신하는 사이 눈이 펄펄 날려 이들의 소리와 세상의 소리를 다 집어삼킨듯 하다. 옛 서정이 물씬 풍긴다. 대형마트가 상권을 장악한 지금의 살풍경스런 시장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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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순실 기자
2009.12.13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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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취재대상이 될까요?" 목소리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전혀 예상치 않은 취재에 응하면서도 선뜻 자신감이 없었을까. 대학 휴게실, 학생들의 수런대는 소리에 묻혀 대화가 중간 중간 끊겼다. 하지만 "제주 창작무용이 제대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그녀의 말만은 또렷하고, 단호했다. 중견 무용수라 부르기엔 너무 젊고 그렇다고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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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순실 기자
2009.12.06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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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향토사와 제주 삼읍 방언을 비교연구하고 있는 김웅철씨(60·대정고 수석교사). 그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대정사람으로 이제까지 주민등록을 옮겨본 일이 전혀 없다. 모슬포에서 초·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뒤에 제주에서 마흔해 가까이 도내 고등학교에서 영어교사를 하고 있다. 유년시절 '자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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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순실 기자
2009.11.29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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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동아리에서 만난 청년들이 일을 냈다. 제주대 탈춤연구회 소속 김현호·김대준·김창수·부혜진 학생이 주인공이다. 대학에 갓 입학한 새내기 시절, 선배들이 "탈춤연구회에 들라"고 꼬드기는 바람에 무작정 가입했던 동아리였다. 세월은 유수같이 흘러, 이들은 수년간 탈춤 활동 끝에 전통무용으로 영역을 넓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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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순실 기자
2009.11.2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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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에 감귤고추장을 발라먹었다. 오랫동안 과일잼, 케첩, 마요네스에 단련된 '입맛'을 지닌 탓에 감귤고추장을 마주한 순간 당혹스러웠다. 감귤고추장 발라먹기를 수차례. 입안에 달콤한 맛이, 새콤한 맛이 차곡차곡 쌓였다. 독특한 고추장 핫소스와의 첫 만남은 그렇게 시작됐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힌다'는 말이 있듯, 우린 하루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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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순실 기자
2009.11.08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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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천의 매력에 빠진 여자. 끊임없는 노력과 시도로 '제주갈옷의 가치'를 높이는 데 여생을 받친 여자. 바로 양순자 갈천공예명인((주)몽생이 대표)이다. 양순자 명인은 제주갈옷 특유의 자연스럽고, 세련된 색상에 현대적 패션감각을 가미한 갈옷패션을 선보이는데 탁월한 재능과 끼를 발휘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내가 입는 옷은 내가 디자인 한다&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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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순실 기자
2009.11.01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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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 덩 쿵따쿵" 장구소리가 요란하다. 궁채와 열채로 장구 연주하는 아이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후끈하다. 제주시 화북동에 있는 (사)한국아동국악교육협회 제주지부에서는 문화예술 연계 교육지원사업인 '2009년도 아트리치프로그램'진행이 한창이다. 아동대상의 국악교시를 열게 된 것은 송정희씨(한국아동국악교육협회 제주지부)의 오랜 꿈이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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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순실 기자
2009.10.25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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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하르방들이 쏟아지고 있다. 관광상품으로, 문화상품으로, 박물관 마스코트로. 심지어 하르방이 윙크하며 나는 시대('제주에어' 로고)다. 이'아류들'에게도 분명 전통의 맥은 흐른다. 제주도 문화유산(제주도민속자료 제2호)으로 지정된 돌하르방 48기가 바로 그렇다. 그 중 제주성에 위치해 있던 돌하르방 24기는 1960년대를 전후해 소리도 명분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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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순실 기자
2009.10.18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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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훈은 아날로그 작가다. 산문집 「밥벌이의 지겨움」에서 작가는 한평생 연필로 글을 쓰는 자신의 아날로그적 삶의 기쁨을 노래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한 그릇의 음식도 완전한 아날로그적 방식으로만 이 세상에 태어난다. 제주향토음식 연구가인 양용진씨의 음식세계도 아날로그적이다. 자꾸 변질돼 가는 제주향토음식에 대한 보존책 마련과 제주음식문화로 가치 지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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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순실 기자
2009.10.11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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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같은 마을이 있다. 일본 큐슈 미야자키현의 일명 키조그림책마을이다. 쇠락해가는 농촌마을을 살리고자 '마을부흥운동'으로 시작된 그림책마을만들기프로젝트로 10여년전에 조성되었다. 조용하던 시골마을이 이제 일본 뿐 아니라 세계 수 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큐슈 최고의 문화중심지가 되었다. 그림책 카페와 책방, 그림책도서관과 소극장, 자연과 인간이 하나되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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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순실 기자
2009.10.0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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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녀가 있었다. 그 소녀는 시를 무척 좋아했다. 선생님이 칠판에 윤동주의 '서시'나 신석정의 '들판에 서서' 등 명시를 적어놓기가 무섭게 소녀는 그 시들을 달달 외웠다. 시만 좋았던 게 아니다. 시를 암송하고 있는 자기의 목소리에도 반했다. '별이 빛나는 밤에' 란 유명 라디오 프로에서 그의 목소리가 전파를 탔다. 변방의 문학소녀가 중앙의 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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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순실 기자
2009.09.28 18:35